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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중국발 철강 가격 인상…조선·車회사 원가 관리 비상

입력
2022.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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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치엔안의 철강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치엔안의 철강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초부터 세계의 철강 공장인 중국에서 철강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에 필수 원자재인 철강 수요가 급증할 거란 기대에 따른 것인데, 업계에선 국내 철강 가격도 연쇄 상승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잿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철강 가격까지 요동치자 조선·자동차 등 제조업계의 원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철강 가격 들썩…이유는?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유통되는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5,108위안(약 95만9,000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열연강판은 가장 기본이 되는 철강 제품으로, 특히 전 세계 철강 생산 1위인 중국의 열연강판 가격은 업계에서 철강 시황의 지표로 통한다. 중국에서 철강 제품 가격이 뛰자 지난 한 주 동안 중국 국영 철강사인 바오산강철(8.9%)을 비롯해 일본제철(7%), 포스코(8%) 등 글로벌 철강사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광양=연합뉴스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광양=연합뉴스

중국의 철강 가격이 뛰는 건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피크 도달시점 목표를 기존 2025년에서 2030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자 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는 등 인위적인 가격 통제에 나섰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필수재인 철강 공급이 달리는 일이 없도록 중국 정부가 전방위 조치에 나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중국에서 철강 수요가 늘자 바오산강철은 최근 전 제품 출하가격을 인상했는데, 일부가 아닌 전체 가격을 한 번에 올린 건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제철도 2개월 연속 동남아로 수출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오름세인 국내 철강 가격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걸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생산한 철강을 내수로 돌리면 그만큼 수출물량까지 줄어 국내 철강 가격도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철강·건설 '원가 관리 비상'

철강 가격이 뛰면 당장 조선·자동차·건설업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조선업계와 상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협상 중이지만 가격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철강업계는 이후 자동차 업계와 강판(열연·냉연) 가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데, 최근 열연강판 가격이 요동쳐 지난해에 이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거둔 자동차 업계는 그나마 원가 상승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조 단위 적자를 본 조선업계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만약 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추가로 오르면 조선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져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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