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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가 낳은 역사...흑인 여성 최초 스피드스케이팅 챔피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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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빙속 대표팀 에린 잭슨(30)이 흑인 여성 최초로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동계올림픽 새 역사를 썼다. 흑인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건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남자 1,000m 2연패에 성공했던 샤니 데이비스(미국) 이후 두 번째,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다.
잭슨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0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다카기 미호(37초12)와는 0.08초 차다.
잭슨이 동계올림픽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던 건 동료의 양보가 있어서다. 2018 평창올림픽에 흑인 여자 선수 최초로 출전했던 잭슨은 당시 24위였던 순위를 4년 만에 1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미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힘을 못 썼다. 레이스 도중 속도를 붙이려다가 발이 미끄러져 3위에 머물러 2장뿐인 출전권을 놓쳤다. 그런데 선발전 1위 브리트니 보가 출전권을 잭슨에게 양보한 덕분에 잭슨은 베이징행을 이루게 됐다.
34세인 보는 “미국의 메달을 위해 잭슨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며 올림픽 티켓을 흔쾌히 넘겨준 이유를 설명했다. 보의 양보 소식에 잭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일”이라고 적었다. 이후 미국에 추가 쿼터가 생기면서 보 또한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양보의 미덕은 결국 동계올림픽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잭슨은 눈부신 역주로 금빛 질주를 마친 뒤 보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잭슨은 “보가 나를 안아주며 ‘자랑스럽다’고 말했고, 난 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밝혔다.
38초04의 기록으로 16위에 자리한 잭슨의 금메달에 보 역시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보는 “잭슨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예상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메달이 지닌 특별한 의미도 설명했다. 보는 “잭슨이 거둔 성과는 자신과 다른 면이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고, 때로는 우러러봐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면서 “잭슨은 정말 훌륭한 선수이자, 대단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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