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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정책은 언급도 않는 대선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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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각 당 대선후보들이 다양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나 통상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말이 없다. 물론 부동산이나 일자리 등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이슈에 대해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득표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가 작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대외통상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경제의 성패는 물론 국가 안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점에서 차기 정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포괄적 통상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미·중 갈등 확대에 따른 대처다. 차기 정부 임기 내내 우리의 대외통상에서 가장 큰 외생변수는 미·중 갈등일 것이다. 미국 및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만큼 양국의 갈등 확대가 초래할 위험관리는 중요한 국정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미·중 갈등에 대한 대처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단순 무역 갈등을 넘어 차세대 첨단기술을 놓고 양국이 다투는 패권경쟁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중심의 시장경제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가 대결하는 체제대결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가 그만큼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
그러나 미·중 갈등에 대한 대처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중 양국이 우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우리만의 힘을 갖는 것이다. 통상에서 우리만의 힘은 첨단기술과 지식재산권이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능력을 가진 덕에 삼성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회의에 초대될 수 있었다. 이렇듯 기술과 지식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 줄 핵심 수단이자 향후 성장을 견인할 원동력이다. 따라서 향후 통상은 우리가 지닌 첨단기술을 유지·발전시키면서 해외유출을 막고, 다른 한편 원천기술 보유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지식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향후 통상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종합통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향후 통상은 상품 위주의 시장개방이 아닌 안보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무역기술위원회와 미국이 아시아에서 추구하려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가 안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역과 투자는 언제든 제한을 받게 될 수 있다. 그야말로 안보와 경제통상이 한 몸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향후 통상은 또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와 지재권이 핵심이 된다. 부가가치면에서 세계 무역은 이미 서비스가 중심이 된 지 오래다. 우리의 향후 통상도 상품이 아닌 디지털 중심의 서비스와 지재권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노동과 환경도 통상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었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미성년 노동을 이용한 상품과 서비스 무역은 점차 그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환경은 이미 무역제약 요인으로 등장했다.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세가 그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상품이나 기술, 또는 그러한 국가와의 공급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결국 향후 통상은 안보를 기초로 기술, 지식, 디지털, 노동, 인권, 환경 등이 아우러진 포괄적 종합통상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보면 향후 통상문제 해결은 어느 한 부처가 아닌 정부 내 관련 부처의 유기적 협력과 이의 통합조정이 필수적이며, 민간부문과의 협력도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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