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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진보진영 기회주의자 비판했던 안치환, 이번엔 김건희 저격?

입력
2022.02.13 20:59
수정
2022.02.1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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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 김건희씨 저격하는 듯한 가사로 논란
안치환 "해학과 비판의 정서를 담은 곡"

안치환 디지털 싱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 대표 이미지. A&L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치환 디지털 싱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 대표 이미지. A&L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안치환이 발표한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저격하는 듯한 듯한 내용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속사 A&L 엔터테인먼트는 12일 안치환의 신곡 발표와 함께 "이 노래는 블루스풍의 포크록 장르로 해학과 비판의 정서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안치환이 직접 작사·작곡했다.

이 곡은 '왜 그러는 거니 / 뭘 꿈꾸는 거니 / 바랠 걸 바래야지 대체 / 정신없는 거니'라는 가사로 시작해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 / 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 / 이름도 여러 번 바꾼 여인 / No More, No More / 그런 사람 하나로 족해'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싱글로 발표된 이 곡은 대표 이미지에 묘사된 인물이 김씨의 기자회견 당시 인상착의와 유사한 데다 가사에서 '거니'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해 김씨를 겨냥한 듯한 인상을 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곡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곡이 알려지자 '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김씨의 성형 의혹을 겨냥한 외모 비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여권에서는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씨의 외모에 대해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엄청 커져있다" 등의 발언을 해 비판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에 국민의힘은 안치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민정 국민의힘 선대본부 여성본부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치환 씨는 과거부터 세상을 풍자하고 민중가요를 작곡해와 한때는 칭송을 받기도 한 인물이었으나 이번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은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도 없이 단순히 외적인 부분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불쾌함만을 남길 뿐"이라며 "외모 비하와 여성 혐오로 범벅된 내용은 더 이상 풍자나 해학이 아닌 질 낮은 조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을 인격적으로 비하하고 웃음거리로 소비하려는 그의 행보는 다분히 여성혐오적이며, 시대를 퇴행하는 그의 저급한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여전히 여성혐오에 기반을 둔 노래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니 경악스럽고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안치환 씨는 김건희씨 뿐만 아니라 이 노래로 인해 불쾌함을 느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치환은 이번 신곡을 발표하며 "나의 대의명분과 가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대는 갔다"며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져 온갖 혐오와 조롱의 요설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언급했다. 또 "저항가요에 있어 풍자와 해학의 가치는 언제나 최고의 예술적 덕목"이라며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 그 범주에 속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안치환이 뮤직비디오에서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을 부르는 모습. 뮤직비디오 캡처

안치환이 뮤직비디오에서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을 부르는 모습. 뮤직비디오 캡처


안치환은 2년 전 진보 진영 내부의 기회주의자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아이러니’를 발표해 이목을 끈 바 있다. 당시 그는 "세상은 내 편, 네 편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여야 한다"며 "내부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고쳐나가지 않으면 이명박 박근혜 시절과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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