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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왔어요" 대구 박근혜 사저 인산인해... '제2 봉하마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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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살 집이라고 해서 구경 왔습니다."
13일 오후 1시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살 집으로 알려진 전원주택 주변은 차량과 인파가 섞여 홍역을 치렀다. 높이 7, 8m 대리석 담장을 돌아 골목길 안쪽 정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던 지지자들은 주택 주변 오르막길 담장 가드레일에 올라서서 집 안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경북 군위에서 친구 세 명과 왔다는 김정식(85)씨는 "돌아가신 어머니도 이곳 근처에 모셨는데, 집터가 명당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머물 대구 사저 예정지가 주말 나들이객의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사저 소식이 알려진 뒤 주말 이틀 동안 이곳에 지지자 수천 명이 다녀가면서, 쌍계리 주민들은 난생처음 원 없이 사람 구경을 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입주하면 '제2 봉하마을'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부부, 친구, 일가족, 지인 단위의 남녀노소들은 이른 아침부터 집구경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모양이네" "여보, 나도 좀 보게 올려줘" "같이 셀카 한 장 찍자" "사저 바로 앞 신축 건물에는 경호원들이 살게 되나" 등 이런저런 말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사저로 알려진 주택에서 50m 떨어진 쌍계오거리부터 교통체증이 생기면서, 이날 아침부터 순찰차들이 출동해 교통정리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집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 지지자들은 삼삼오오 둘러서서 품평회를 하기도 했다. "집은 좋은데, 오거리 대각선 방향 아파트 단지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게 걸리네." "집 뒤편 야산에 세워진 고압 송전탑도 보기에는 좋지 않구먼."
주택 주변에선 "박 전 대통령을 감방에 가둔 윤석열을 찍으면 안 된다"고 말하던 우리공화당 지지자가 "그래도 정권교체가 시급하다"는 무리와 언성을 높였다. 일부 구경꾼들은 사저 주변 마늘밭을 밟고 다녀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입주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던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처럼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가 있고, 포항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고향마을이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곳에선 만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는 "선거철마다 출마자들 발길이 이어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 구미 생가에 이어, 대구 사저가 박 전 대통령 부녀 지지자들의 방문 1순위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할 지자체 차원의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진용환 달성 부군수는 "최근에야 박 전 대통령 사저 얘기를 들었고, 아무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봉호 유가읍장도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사저 주변에 방치된 나대지도 많고 교통도 혼잡할 수 있어 환경 개선부터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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