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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 되든 '병사 월급 200만 원' 시대… "'이남자'를 잡아라"

입력
2022.02.14 09: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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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공약, 검증한다]
<3>병역: 군 생활 고충 누가 덜어줄까요
이재명·윤석열 "병사 월급 200만원"
모병제 공약 심상정 "초봉 300만원"
안철수, 병사 전역 시 1000만원 지원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4당 대선후보들이 20대 대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이남자(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너도나도 ‘병사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병사 월급을 적어도 200만 원은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의무 복무에 상응하는 ‘당근’을 제시하며 20년 전 위헌 판결이 난 군 가산점제의 빈자리를 메우겠다고 선전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임기 내 ‘병장 월급 200만 원 인상’을 필두로 △병사 반값 통신 요금 △병사 태블릿 PC 허용 △군 복무 청년 상해보험 도입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제 확대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국방부의 ‘2022~2026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올해 67만 원(병장 기준)인 병사 월급은 2026년까지 100만 원 수준으로 인상되는데, 두 배를 더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입대일부터 전역 후 귀가일까지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사고 피해를 보장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현재 공무 중 사고는 군인재해보상법에 의해 지원받지만 보상받는 사고 범위나 수준이 미흡하다고 이 후보는 주장한다. 군 복무 중 학점을 취득하는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제’도 적용 대상을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고 취득할 수 있는 학점 역시 연간 12학점에서 18개월 기준(육군 복무기간) 21학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에 질세라 “취임 즉시 병사 월급을 20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임기 내’라고 언급한 이 후보에 비해 시기를 앞당기고, 대상도 모든 병사로 넓혔다. 윤 후보는 또 군 복무 청년에게 청약가점 5점을 부여하고 ROTC를 비롯한 단기복무장교의 복무기간 단축, 인공지능(AI) 입대 코디네이터를 도입해 입영 대기시간을 제로(0)로 줄이는 등 깨알 공약을 여럿 제시했다.

2030년 전면 모병제 전환을 내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한술 더 떠 병사 월급 300만 원을 약속했다. 올해 1만 원으로 오른 병사 급식비를 1만5,000원으로 늘리고 ‘공무상 상해에 대한 국가책임 치료제’를 도입, 현재 6개월로 한정된 군인 치료비를 완치 때까지 보장하겠다고 했다.

대선 후보별 병역제도 공약·평가. 그래픽=김문중 기자

대선 후보별 병역제도 공약·평가. 그래픽=김문중 기자


문제는 재원이다. 이재명 캠프는 ‘선택적 모병제’ 전환에 5조 원 안팎이, 병사 상해보험 전면 도입에 9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국방 예산 자연 증가분과 일부 예산을 전환해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 측도 “현재 병사 봉급은 연간 2조1,000억 원이 소요되는데, 최저임금으로 보장하면 지금보다 5조1,000억 원이 더 필요하다”며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5조 원이면 군이 보유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대당 1,200억 원)를 40대 넘게 살 수 있는 돈이다. 재원 확보 여력은 물론, ‘불요불급’ 논란도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 후보는 이런 병사 봉급 확대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특히 이ㆍ윤 후보의 공약을 “200만 원으로 청년 표심을 사려는 매표행위”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대신 전역하면 사회진출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처우 개선 공약들은 ‘역차별’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우선 병사 월급 200만 원 시대가 열리면 현재 170만 원대인 하사 1호봉보다 많이 받게 된다. 자연스레 “부사관과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이 뒤따른다. 다만 2020년 기준으로 수당을 합친 하사 연봉은 3,312만 원으로 월 200만 원보다 많다. 때문에 미래 모병제에 대비해 병사 월급을 현실화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군필자에게 청약가점 5점을 부여하는 윤 후보 공약 역시 여성 역차별 소지가 있다. 윤 후보 캠프의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주택은 통상 결혼한 뒤에 구입해 아내도 같이 혜택을 보는 만큼 너무 ‘젠더갈등’으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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