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유권자 최대 관심사... 20대 환경, 60대 국방, '내 이슈'는?

입력
2022.02.15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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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 키워드 대국민 설문조사'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선거 슬로건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한국의 20대 대선에서도 경제는 유권자들에게 유효한 정책 영역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에 관심이 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대선에서 국민의 정책 수요와 우선순위 파악을 위해 지난해 11월 5~11일 전국 유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정책 이슈 키워드에 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한국정당학회가 전문 연구진을 중심으로 선별한 핵심정책 의제와 키워드 중 유권자들의 우선순위를 물은 것이다.

조사는 △정책 영역 △정책 이슈 △키워드 등 3개 층위에서 진행됐다. '정치·행정·사법' 정책 영역의 하위에 사법개혁, 정치개혁, 개헌 등 '정책 이슈'가 있고, 사법개혁 안에는 고위공직자수사처, 국민참여재판, 검찰 수사권 조정 등 '세부 키워드'가 포함된 방식이다.

코로나로 관심 커진 '경제·재정·복지'

전체 8개 정책영역 중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영역은 재정·경제·복지였다. 응답자의 23.2%가 '경제'를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꼽은 것이다. 이어 △정치·행정·사법(19.3%) △교육·인적 자원(13.3%) △국방·통일·외교통상(10.4%) △보건의료·환경(9.8%) △산업자원·건설교통(8.6%) △과학기술·정보통신(8.3%) △문화·언론·관광·스포츠(7.1%) 순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힘이 되겠습니다' 전국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힘이 되겠습니다' 전국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재정·경제·복지 영역에서 가장 관심 있는 이슈로는 공정거래(29.1%)가 꼽혔다. 공정거래 중에선 지역 상권 활성화, 코로나19 관련 지원 등 소상공인 관련 키워드에 관심이 컸다.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이 '1호 공약'으로 코로나19 극복과 지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이 반복되면서 국가부채비율, 복지재정 등도 관심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정치·사법 영역에선 사법개혁(28.2%), 정치개혁(22.4%), 개헌(22.0%) 순이었다. 개헌 이슈에선 생명권, 주거권 등을 기본권에 추가해야 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지만,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다. 대통령 연임제(39.1%), 의원 내각제(27.7%), 연동형 비례대표제(21.3%) 순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 당원으로부터 빨간 후드티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 당원으로부터 빨간 후드티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인적자원 영역에선 노동(39.9%), 청년·여성(26.3%) 등이 중요한 이슈였다. 특히 노동과 관련한 키워드로 △공정 채용 △비정규직 감소 △사망사고 책임 강화 △경력단절 여성 등에 관심이 컸다. 이번 대선에서 관심이 큰 청년·여성 이슈에선 육아휴직(42.4%), 출산휴가(40.5%) 등 출산 지원뿐 아니라 폐쇄회로(CC)TV(37.8%), 디지털 성범죄(37.4%) 등 범죄 예방도 중요 키워드였다.

대선후보들이 주요 공약을 제시한 부동산도 주요 이슈였다. 산업자원·건설교통 영역 중 건설교통·부동산 이슈가 중요하다는 답변(62.4%)이 많았다. 세부 키워드로는 △공공임대주택 △보유세 △임대차 규제에 관심이 많았다.

20대 환경·청년·여성 vs 50대 이상 국방·외교

연령별로 보면 재정·경제·복지가 모든 연령대에서 정책영역 1, 2순위로 꼽혔다. 정치·사법은 50대와 60세 이상에서 1순위 영역이었지만 30대와 40대에서 3위, 20대에선 4위였다. 20~40대에선 교육·인적자원이 정치·사법보다 중요한 영역이었다. 역대 대선과 달리 젊은층일수록 체감도가 높은 '내 이슈'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20대에선 청년·여성 이슈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40.7%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대선에서 급부상한 젠더 이슈에 20대가 주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대는 보건의료·환경 영역을 3순위, 30대는 4순위에 놓았다.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컸는데 △미세먼지(52.1%) △탄소중립(48.9%) 등 키워드를 꼽았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선 보건의료·환경이 각각 6, 7순위에 그쳤다.

대선에서 중요 정책 영역이었던 국방·통일·외교통상에 대한 관심도 연령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정치, 경제에 이어 3순위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역사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평화협정 등 키워드를 중시했다. 반면 20대에선 8개 정책 영역 중 가장 관심이 낮았고, 평화협정, 비핵화 프로세스, 남북대화 등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20%대에 그쳤다.

유권자들에 대한 정책 수요 조사가 정책선거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과 후보가 이를 참고해 정책 공약을 수립하고, 유권자들도 다양한 이슈를 비교하면서 정책선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사 결과를 정리한 '공약 이슈트리'는 중앙선관위 정책·공약마당 사이트(https://policy.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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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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