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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에 거짓말 공방, 실망스러운 2차 TV토론

입력
2022.02.12 04:30
27면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의 대선 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훈 기자협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종필 한국기자협회 대선토론 기획단장. 뉴스1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의 대선 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훈 기자협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종필 한국기자협회 대선토론 기획단장. 뉴스1

대선 후보 4인의 2차 토론이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11일 저녁 2시간 동안 열렸다. 1차 토론이 탐색전이었다면 2차 토론에선 초반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윤 후보가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따지며 맹공을 가한 데 대해 이 후보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으로 반격했다. 2030 청년정책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두 후보의 공방전이 계속되자 사회자가 청년정책에 대한 토론을 해줄 것을 부탁하는 일도 벌어졌다.

후보자의 도덕성 역시 대선 토론에서 다뤄질 수 있는 사안이지만 이날 오간 공방은 그간 제기된 의혹 수준의 공세를 넘지 못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만 해도 윤 후보의 공세에 대해 이 후보는 “저는 공익 환수를 설계했고 국민의힘은 부정부패를 설계했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프레임 싸움만 가열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검찰이 많은 인력을 투입했으나 문제점이 드러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부터 엇갈리는 주장이 부딪치다 보니 진전된 논쟁이 벌어질 리 없었다. 여전히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해 누가 토론의 승자라고 하기 어렵다.

특히 이날 토론에선 후보들마다 상대가 자신의 공약이나 주장을 잘못 알고 있다며 언성을 높이는 볼썽사나운 장면도 여럿 나왔다. 상대 후보 입장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공세를 펼치다 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잘못 알고 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식으로 유권자들이 보기에 답답한 공방만 오간 것이다.

첫 TV토론 시청률이 39%로 역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후보자들의 식견을 직접 판단하려는 유권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이런 식의 토론이 계속된다면 유권자들의 실망만 커질 수밖에 없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불명예를 벗기 위해선 TV 토론의 수준부터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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