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 이문열 "방송이 적폐수사 발언 이상하게 몰고 가"

입력
2022.02.11 18:30
수정
2022.02.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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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 선언' 소설가 이문열
"윤석열 지지자 문화예술계에 없는 거 아냐"
"블랙리스트는 '탁상 기획'으로 끝나...
지지 선언 적은 건 그것 때문은 아냐"

소설가 이문열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설가 이문열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설가 이문열씨가 문화·예술계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가 많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촐랑거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1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계에도 윤 후보 지지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지지선언이 많은 것 같다는 질문엔 "안 그래도 요새 이상하게 방송이나 이런 데서 촐랑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저쪽(이 후보 지지자)이 많다는 것은 어떤 '샤이(shy·지지 후보를 드러내지 않음)'를 탈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소설가 백시종, 영화배우 독고영재 등이 속한 한국문화예술연합위원회 회원 5,810명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한국 오페라협회 회장 등 200명도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 후보 쪽에서는 배우 문성근, 영화감독 정지영 등 영화인 253명이 "블랙리스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7일 지지 선언을 했다. 6일 배우 박혁권씨도 이 후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지 사실을 밝혔다.


"블랙리스트 정권 끝장내는 구실만... 탁상 기획일 뿐"

이른바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이른바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이씨는 '문화예술인들이 정치 지지선언을 안 하는 이유는 블랙리스트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그는 블랙리스트에 대해 "정권 끝장나는 데 도움만 주는 구실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혀 실효도 없었고 내가 알기로도 탁상 기획으로 끝난 걸로 안다""그게 실질적으로 진행돼서 '이 사람 배척하라'는 정치적 결정이나 행정 분리로 나타나는 그런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그러나 2020년 박근혜 정부의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문체부 산하기관 직원들을 시켜 정부 정책에 반감을 가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하도록 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산하기관 직원에게 각종 명단을 보내게 하고 지원 사업 심의 상황을 보고하도록 한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 법리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재명, 지향과 목적을 드러낸 적 없어 의문"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씨는 지난 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윤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원론주의적이고 어떤 면에선 구닥다리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사회의 논리를 몇 개 선보인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유심히 보고 있는데 한 번도 그런(사상을 드러내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어떤 사람이 지향과 목적을 강하게 드러내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실천하게 돼 있다. 실천하는 힘이라도 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사회경제적 정책, 그것도 주로 뭔가 베풀겠다는 정책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적폐 수사' 발언... "방송이 목적과 순서를 바꿔"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윤석열 발언과 청와대의 갈등. 그래픽=강준구 기자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윤석열 발언과 청와대의 갈등.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씨는 최근 윤 후보의 '집권하면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은 "이상한 말로 몰아가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누가 물으니 (드러나는 게 있으면) 수사를 해 보고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적폐 청산하려 정치한다'는 식으로 목적과 순서를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적폐 청산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 아주 끔찍한·흉측한 범죄들이 나왔는데 용서하란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요새 방송이 몰아가기 하는데 내가 보기엔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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