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MZ세대 홀린 미노이의 매력

입력
2022.02.14 08:10
'미노이의 요리조리'를 통해 MZ세대 대세로 떠오른 싱어송라이터 미노이. AOMG 공식 유튜브 채널

'미노이의 요리조리'를 통해 MZ세대 대세로 떠오른 싱어송라이터 미노이. AOMG 공식 유튜브 채널

"킹받는다."

최근 MZ세대를 핫하게 뒤흔든 유튜브 콘텐츠 주인공의 영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댓글 내용이다. '킹받는다'는 표현은 상대방을 열받게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아 정말 화나게 하지는 않는 감정을 의미한다. 남녀노소 '킹받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으로 대세 반열에 탑승한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미노이다.

2019년 데뷔한 미노이는 독특한 음색과 탄탄한 보컬 실력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자작곡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 때문이었다. 당초 래퍼들의 무의미한 가사를 디스하며 '이런 게 힙합이면 나도 한다'는 생각을 담아 만들었다는 해당 곡은 엠넷 '쇼미더머니9' 지원 영상으로 미노이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이후 우연한 기회로 방송에서 래퍼 염따가 즉흥 프리스타일 랩을 얹었고, 이를 계기로 싱글까지 발매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가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이유는 간단했다. 매번 돈, 명예, 차 등 물질적인 부를 자랑해대는 래퍼들과 달리 당당하게 자신의 고양이를 자랑하는 미노이의 가사가 오히려 진짜 '스웨그'로 다가간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힙합 신에서 재기발랄한 플렉스가 빛난 미노이의 음악은 신선함에 열광하는 MZ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단숨에 그를 '국힙요정'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미노이의 존재감을 알린 것이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라면, 그가 MZ세대의 대세가 된 계기는 웹예능 '미노이의 요리조리' 시리즈다. 해당 웹예능은 힙합 레이블 AOMG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고 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층은 힙합 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노이의 요리조리'를 보기 위해 AOMG 채널을 찾는 시청자가 더 많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콘텐츠의 성격 역시 힙합이나 음악적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결을 지향한다. 미노이는 이 콘텐츠에서 게스트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고 대화를 나눈다. 간단한 콘텐츠 같지만 조회 수는 역대급이다. '미노이의 요리조리'의 매 에피소드 조회 수는 2~300만을 훌쩍 뛰어넘는다. 각종 클립 영상과 짤들도 SNS와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모으는 중이다.

현 시점 유튜브 콘텐츠의 '대세'라 부를만 하다. 쿡방이 예능계에서 흔한 포맷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인데다 톱스타를 내세운 것도 아닌데 이 콘텐츠가 인기몰이에 성공한 비결은 뭘까. 이는 바로 메인 롤을 맡은 미노이의 힘이었다.

MZ세대를 열광하게 만든 미노이의 매력은 이른바 '킹받게' 하는 데 있다. 씩씩한 남자 초등학생을 떠오르게 만드는 독특한 말투와 드립, 영상 내내 게스트에게 툭툭 시비를 걸지만 밉기보단 유치한 초등학생 막내 동생 같은 모습이 그의 콘셉트로 자리잡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미노이의 매력에 빠진 건 비단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다. 콘텐츠에 출연한 게스트들 역시 연신 "귀엽다" "잼민이(초등학생을 일컫는 신조어) 같다" "킹받는다"를 외치면서도 엄마 미소를 거두지 못한다.

트렌드를 파고든 콘셉트와 이를 오롯이 예능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시청자들의 시너지 속에서 이제 미노이는 그 자체가 하나의 '밈(Meme: 유행 요소를 이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이 됐다. 미노이 역시 MZ세대가 자신에게 열광하는 포인트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빠르게 트렌드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뉴트로 스타일과 어딘가 '킹받는' 편집 스타일이 어우러진 그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도 가장 많은 댓글은 "킹받는다"다. 어쨌든, 지금 가장 핫한 MZ세대의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미노이를 찾아보는 것이 맞는 듯하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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