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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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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파이팅’이 맞을까? 아니면 ‘화일, 화이팅’이 맞을까? ‘알레르기’와 ‘알러지’ 중에서 맞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파일, 파이팅, 알레르기’가 답이다. 외래어를 적을 때 알쏭달쏭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대략적인 원칙을 알면 맞는 형태를 찾기가 쉬워진다.
외래어는 현재 쓰이고 있는 한글만으로 적는다. 비록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라 하더라도 우리말과 같은 방법으로 적는 것이다. ‘file’은 ‘f’라서 ‘호/후’로 구별하려는 듯하지만, 우리말에 없는 ‘f’를 위해 쓸 문자를 따로 정하지 않는다. 개화기 외국어 교재로 '아학편'(1908년)이 있다. 그 책에는 ‘father’를 ‘ᅋᅳ아ᅈᅥ(ㅇ프아ㅇ저: 옛글)’라고 적었는데, 아무리 특수한 표기법을 동원하더라도 원어와 발음이 같아질 일은 단언컨대 없다. 또한, 우리말에 없는 발음을 한글로 적지 않는다. ‘juice, vision’은 각각 ‘주스, 비전’으로 적는데, 이는 현대 한국어에 ‘쥬, 져’ 발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래어의 소리 하나는 원칙적으로 하나의 기호로 적는다. 같은 소리를 여러 한글로 적으면 혼란이 생기지 않겠는가? ‘file’, ‘fighting’을 ‘화일’과 ‘화이팅’으로 적으면, ‘fast food’는 ‘훼스트 후드’인가? ‘sh’를 ‘쉬’로 특별히 쓰는 것도 차별적 대우이다. 굳이 우리말에 없는 발음인 ‘쉽’으로 적을 것이 아니라, ‘멤버십(membership), 리더십(leadership)’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이미 굳어진 외래어가 있다면 관용을 존중한다. 한 예로 ‘피아노’와 ‘비타민’은 이미 오랫동안 쓰였다. 이 말을 현재 특정 국가의 영어 발음에 따라 ‘피애노, 바이터민’으로 고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알레르기, 아르바이트’도 굳어진 대로 쓴다. 이러한 원칙이 있어 세대 간 소통에 혼란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알레르기(Allergie), 아르바이트(Arbeit)’는 독일어에서 들어온 말인데, 영어 발음을 따라하여 ‘알러지’라 할 필요가 없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고유어만으로 살지 않는다. 외국 문물과 제도가 들어오면 외래어는 생기게 마련이다. ‘버스, 택시, 커피’를 큰 차, 작은 차, 까만 물 등으로 풀어 쓰면서 살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외래어는 사전에도 당당히 올라가 있다. 외래어의 형태가 헷갈릴 때는 언제든지 사전을 찾아보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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