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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이 삼키는 대선... 문 대통령 '격노'에도 윤석열 "성역 없는 사정" 공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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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보복 수사' 갈등이 끝내 폭발했다.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윤 후보의 최근 발언을 '범죄 정권 낙인찍기와 정치 보복 선언'으로 본 문 대통령은 10일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며 직접, 공개적으로 윤 후보를 비판했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청와대는 “윤 후보가 사과하면 오늘이라도 깨끗이 정리될 일”이라고 했지만, 윤 후보는 사과하지 않은 채 '죄가 있으면 수사는 당연하다'는 소신을 재확인했다.
결국 '정권 보복 수사'가 대선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퇴임 후 검찰 수사에 스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돌이키며 윤 후보 공격에 '올인'했고,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등판을 "선거 개입"이라 규정하며 되치기를 시도했다. 대선이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복수혈전'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윤 후보를 향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을 저지르는 세력)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냈다. 문 대통령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가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건지, (집권하면) 없는 적폐를 기획 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건지 대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메시지를 직접 작성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공개를 지시했다.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9일 "윤 후보가 선을 넘었다. 매우 불쾌하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이 대응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여권의 날 선 반응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감에 기인하는 측면이 많다. 문 대통령은 10일 보도된 연합뉴스 등 각국 8대 통신사 합동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 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여권은 "현 정권에서 조국 사태 등의 수사를 밀어붙이다 좌천된 윤 후보가 최고권력을 잡으면 되갚기에 나설 것"이라고 의심한다.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 →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 수사 → 검찰총장 출신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보복 수사'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거라는 시나리오다. 윤 후보의 발언이 대형 폭탄으로 작용한 이유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 사전에 정치 보복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이라 부르며 직접 반격하지도 않았다. 다만 윤 후보는 "문 대통령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해 오셨다”며 “저 역시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 왔고,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과 저의 생각은 같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죄'가 있다면 검찰 시스템에 의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여권은 이를 '보복 통첩'으로 받아들였다. "사과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말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선거 개입에 나섰다"고 반격했다. 보복 수사 프레임을 바꾸려 한 것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적폐 수사의 '원칙'을 밝힌 윤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부당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다시 반격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반론권을 행사한 것으로, 문 대통령을 선거판으로 불러낸 것은 윤 후보”라고 반박하면서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 죽은 듯이 직무 정지 상태로 있으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 후보가 사과하면 오늘이라도 정리될 일”이라고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은 ‘진보 대결집’에 나섰다. 친문재인계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후보의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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