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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쇼트트랙의 진수...황대헌 다음은 최민정이다

입력
2022.02.10 17:05
수정
2022.02.10 17: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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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분노의 금메달'로 한국 쇼트트랙 반격
최민정도 막판 폭풍 질주로 존재감 발휘
11일 여자 1,000m 두 번째 금메달 기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에서 최민정이 역주하고 있다. 뉴스1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에서 최민정이 역주하고 있다. 뉴스1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쇼트트랙이 중국에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었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이 1,500m에서 '분노의 질주'로 첫 금맥을 캤다면, 이제는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이 나설 차례다. 평창올림픽 2관왕 출신으로 이미 실력이 검증된 최민정은 'K쇼트트랙'의 진수를 선보일 최고의 적임자로 꼽힌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준준결선에 이유빈(21·연세대)과 함께 출격한다. 이날 결선까지 펼쳐지는 1,000m는 최민정의 주종목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

최민정은 2021~22시즌 1차 월드컵에서 무릎과 발목을 다쳐 2차 월드컵에 결장했지만 3차 월드컵 은메달, 4차 월드컵 금메달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1,000m 종목 랭킹은 3위다. 랭킹 1, 2위는 네덜란드 쉬자너 스휠팅과 미국 크리스틴 산토스다. 이유빈은 12위다.

일단 대표팀은 대회 초반 부진과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된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9일 황대헌의 금메달로 팀 전체 분위기가 살아났다. 또 같은 날 열린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에서 나온 최민정의 막판 아웃코스 역주도 ‘금빛 질주’ 기대감을 높였다.

대표팀은 3바퀴를 남기고 네 팀 중 3위까지 처졌지만 최민정이 마지막 바퀴에서 아웃코스로 폭풍 질주해 2위로 극적인 결선 진출을 이끌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은 종목이 많아 흐름이 중요한데, 좋은 흐름을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최민정이 1,000m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점치고 있다. 빙상 관계자는 “올림픽 같은 큰 무대는 상위 랭커들 간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과 레이스 운영 능력에 따라 승부가 좌우된다”며 “최민정은 평창올림픽이라는 큰 경기 경험을 쌓은 만큼 이름값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대헌 못지않은 ‘강철 멘털’도 최민정에게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최민정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평창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심석희가 동료를 비방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 1,000m 결선에서 심석희와 충돌했는데, 일부러 심석희가 부딪쳤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심석희의 동료 비방, 고의 충돌 논란 등으로 최민정은 물론 대표팀 전체가 베이징올림픽 직전까지 어수선했다. 이 때문에 에이스 최민정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최민정은 베이징올림픽 초반 개인 종목 500m와 혼성 계주에서 반드시 성적을 내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마음이 강했지만 원하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준비를 많이 했던 500m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자, 얼음을 주먹으로 치며 분통해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 “내가 준비했던 게 한 번 넘어졌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아직 종목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으로 9일 1,000m 예선과 3,000m 계주 준결선에 임해 폭발적인 역주를 펼쳤다. '역시 최민정'이라는 찬사를 받은 그는 “주변에서 정말 많은 응원과 도움을 줬다”며 “응원을 받고 있다고 느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고, 그렇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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