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이재명 누가 당선되더라도 나라 앞날 암울"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판기념회서
"이재명 당선되면 나라 더욱 갈라져
윤석열 당선되면 '식물 대통령' 될 것"
"윤석열 '적폐' 발언 안 했다면 좋았을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10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판기념회에서 "지금 후보들은 '나는 역대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다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하나같이 탐욕 때문에 쓰러졌다"고 평가했다. "후보일 때는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나누겠다', '총리와 장관의 헌법적 권한을 보장하겠다', '측근의 전횡과 부패를 잡겠다'고 했지만 하나같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누구는 가족과 이념집단이, 누군가는 일부 측근이 문고리 행세를 할 것"이라고 했다.

먼저 ①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욱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②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다른 한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리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임기 5년, 특히 초반 2년 정도를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암울한 현실'을 개선하려면 앞서 언급한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이 권력을 전리품으로 여기기 때문에 연합정부가 불가능하고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며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김 전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에 확고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또 "누가 당선증을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탐욕 없고 정직한 사람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전 정권에 대한 적폐 수사를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런 얘기는 후보로서 안 했으면 좋을 뻔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검찰총장 자리에 있을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몰랐었나"라며 "후보로서 현 정부에 대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건 적절치 못한 얘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