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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표명 신중하라"... 정부, 中 대사관 판정 논란 반박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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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불거진 편파판정 논란을 주한중국대사관이 강하게 반박하자 “입장 표명에 신중하라”며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주재국을 존중하지 않은 외국 공관의 과도한 반응에 불편한 심기를 비친 것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외국 공관이 주재국 언론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할 때는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를 존중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중국과) 필요한 소통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사관 대변인은 전날 대사관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 전체를 비판하고 심지어 반중(反中) 정서까지 선동해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의 반격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한국 선수 2명을 실격시킨 판정을 놓고, 국내에서 편파판정 비판이 거세지자 정면 반박한 것이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경고성 입장을 밝힌 건 주재국 여론과 정치권을 겨냥한 대사관의 비판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한중국대사관은 8일에도 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외국 공관의 활동은 우호 증진 등 공공외교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중국 측은 이런 관행을 어겼다는 것이다. 대사관의 입장문이 알려진 후 국내 반중 정서는 더욱 고조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복, 김치 등 일종의 문화원류 문제는 중국 정부보다 대부분 민간에서 촉발된 경우가 많다”며 “이 논쟁으로 양국관계가 훼손돼선 안 된다는 데 한중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주한중국대사관은 이날 돌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대사관 대변인은 “황 선수와 한국 대표팀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싱하이밍 대사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중 국민 간 우호 감정을 더욱 빛내 줄 것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황 선수의 성과를 부각시켜 모든 판정은 공정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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