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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대북 공조' 본격 가동… "중·러와도 협력" 의제 확대 예고

입력
2022.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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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방장관 유선협의… 공조 신호탄
외교장관 회담까지 "굳건한 공조 다지기"
한반도 넘어선 '폭넓은 의제'도 관심사안
"'중러와 대립' 美, 韓 입장과 배치될수도"

서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 공조 체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10일 3국 국방장관의 유선협의를 신호탄으로 10일(현지시간) 북핵수석대표 협의, 12일 외교장관 회담이 줄줄이 이어진다. 한미일은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대북 대응 태세를 일치시키는 것은 물론, 논의 주제를 중국ㆍ러시아까지 포괄하는 동북아 전체로 확장할 예정이어서 꽉 막힌 한반도 정세를 반전시킬 새로운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한미일, 국방장관 협의부터 "굳건한 공조" 강조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장관과 통화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조만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일정과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3월 하와이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국방장관의 유선협의는 이례적이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협박한 탓에 세 나라의 군사공조를 시급히 확인할 필요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가 역내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3국이 조율된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자체가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공조 흐름은 주말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일 북핵대표 협의 및 외교장관 회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장소를 특정해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건 2020년 1월 샌프란시스코 회담 후 2년여 만으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선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하면서 한미일의 굳건한 공조 토대를 다질 필요가 있다는 미국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중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일본 방문설이 나오는 만큼 순방에 앞서 3국 협력 방향의 기틀을 닦는 차원이라는 평가도 있다. 당연히 회의 결과는 한국 새 정부의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반도 넘어선 '폭넓은 의제'도 관심사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차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일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호놀룰루=뉴스1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차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일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호놀룰루=뉴스1

일단 북핵대표 협의에선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여러 ‘카드’가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하와이에 도착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 러시아와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관한 협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2월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의 역할을 비중 있게 거론했다. 북한과 가까운 중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미여서 공조 범위가 확장될 여지도 있는 셈이다.

3국의 대응 기조는 이틀 뒤 외교장관 회담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의제가 한반도 문제에 국한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실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8일 “북한을 훨씬 넘어서는 매우 폭넓은 공동 의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보다 급한 대외 이슈에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세 나라의 입장이 엇갈리면 공동 합의 도출은 불가능하다. 이 기간에 지난해 11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 취임 후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처음 열리는데, 사도광산 이슈까지 불거져 양국관계는 더 악화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의 중국ㆍ러시아 관련 발언은 ‘대화 테이블 마련을 위한 협력’을 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나라와 대립 중인 미국의 입장에 배치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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