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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취학 전까지, 영·유아 학교를 만들자

입력
2022.02.11 04:30
25면
서울 종로구 어린이집.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어린이집.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 특히, 유아교육과 보육 분야의 오랜 숙제인 '유·보 통합' 정책도 대선 공약으로 제시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보통합추진위를 만들어 0~5세 영·유아학교로의 통합을, 국민의힘은 3~5세 대상으로 단계적 통합안을 제안했다.

각 정당의 이러한 정책경쟁이 반갑다. 그러나 단순히 정치적 논리와 표심 잡기로 유·보 통합 정책을 바라볼 때 정책은 본질을 잃는다. 지금 유·보 통합 정책에서 가장 필요한 건 유아 중심 철학과 미래가치가 스며든 방향타다. 차기정부는 대한민국 미래 유아교육과 보육의 철학과 방향을 재설정하고, 미래세대인 영·유아를 제대로 교육하고 돌보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향후 10년을 내다보면, 유아교육과 보육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저출산에 따른 취학인구 감소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소멸위기에 직면하였다. 낮은 국공립 비율과 취약한 공공성은 아직 해결문제로 남아 있으며, 장애영·유아 교육권 보장 등도 여전히 미완이다. 또한 지금과 같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한시법 체제하에 재정투입만 높이는 방법으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는 물론 양질의 미래교육을 꿈꾸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3세 미만의 영아에 대한 관심이 높고, 취학 전 영·유아에 대한 공공지출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게다가 OECD 회원국들의 경우, 유아교사 중 약 75%가 학사학위 이상의 자격을 지니고 있으며, 완전 취학률도 97%에 달하고 있다. 더 나아가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영·유아 의무교육을 도입하여 교육기본권을 보장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이제 교육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여 양질의 교육과 보육을 제공할 수 있는 미래세대를 위한 묘판을 마련해야 한다. 취학 전 통합된 유·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완전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

이에 필자는 0세에서 취학 전 유아까지 모든 영·유아를 아우르는 ‘미래 영·유아학교’로의 개편을 제안하고자 한다. 유아교육과 보육 체제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아 중심, 교육 중심의 미래 체제 개편은 교육부의 영·유아학교 만들기에서부터 시작 가능하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유·보 통합 추진위원회를 가동하여 부처 통합, 유아학교(3~5세), 영아학교(0~2세) 교사자격 체제 정비 등을 지체 없이 실행해 나가야 한다.

영·유아교육에서 평생교육까지 지속 가능한 연계 구조를 만들자. 여성과 복지, 돌봄이 함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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