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집권하면 월성 원전 수사를 문 대통령 겨냥 '카드'로 쓸 것"

입력
2022.02.10 13:30
수정
2022.02.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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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尹, 현 정부 적폐청산 수사' 언급에 "배은망덕"
"민정수석실 없애고 검찰 수족처럼 부릴 것"
"제주 해군기지서 흘린 尹 눈물은 '악어의 눈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공개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현 정부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기본적으로 자세 자체가 배은망덕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전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물음에 "할 거다"라며 "현 정부에서 수사한 건 헌법 원칙에 따라 한 거고, 다음 정부가 자기들 비리·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보복인가. 시스템에 따라 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10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문 대통령이) 사람들을 모아 검찰을 협박했다는 (윤 후보의) 표현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 실제로 현 정권을 대상으로 적폐청산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했던 윤 후보의 이전 발언과 결부시켜 "민정수석실이라는 완충장치를 둘 필요 없이 본인이 직접 (검찰을) 장악하고 사유화해서 수족처럼 부리겠다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사적으로 이익을 취한 적이 있습니까, 권력형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습니까, 박근혜 정부 때처럼 국정 농단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까"라고 되물으며 "단순히 수사를 운운하는 것은 본인이 이야기한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는 행위, 검사가 아니라 깡패들이 하는 행위를 하겠다는 공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윤 후보 집권 시 검찰의 칼이 문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수사를 총장 재임 시절 벌여왔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월성 원전 수사만 해도 감사원 감사를 단초로 검사들이 수사해 많은 분을 기소했는데 여전히 종결하지 않고 있고, 울산사건(울산시장 선거 개입·하명 수사') 공소장에 문재인이라는 이름과 대통령의 직책이 수십 차례 표기됐다"며 "이것을 종결하지 않고 들고 있다는 건 본인이 나중에 정권을 잡으면 활용할 카드로 쓰겠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의 언급, 검찰에 보내는 신호"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유튜브 캡처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유튜브 캡처

대장동 사건을 두고서도 "(윤 후보) 본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공언한 것처럼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부터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권력과 재력을 가진 집단이 어떻게 카르텔을 형성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돈을 나누는지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고, 그것을 받은 당사자들이 본인을 포함해 검찰 출신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걸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결국 검찰의 이득, 검찰 조직의 보호를 위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이상하게 사건을 묻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가 있었을 때 이명박 정부에서 보인 태도가 시위자금을 누가 댄 거냐 이런 것들을 확인하라는 취지의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민간인 사찰로 이어진 바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서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반성했다는 모습을 취했다"며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분이 국민들이 모여 검찰에 외친 정당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협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검찰 지상주의자다운, 검찰 공화국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다운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원론적 얘기'라는 취지의 윤 후보 해명에 "뜬금없이 수사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본인도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 조직에 보내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한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이 독립운동가면 조국은 이토 히로부미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명예훼손 혐의 3차 공판에 앞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명예훼손 혐의 3차 공판에 앞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윤 후보가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거명하지 않았지만,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를 A라고 지칭하며 '독립운동가'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한동훈 검사가 독립운동가라고 본인이 생각한다면 그 사고방식의 세계 속에서는 조국 장관 같은 분이 이토 히로부미입니까"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본인들이 권한을 남용하고 전횡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무모하게 칼을 휘둘러 생긴 문제에 반성할 생각은 전혀 없고, 늘 고립돼서 피해를 당한 거처럼 표현하는데 그것은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그런 발상 자체가 얼마나 세상을 검찰 중심으로 생각하는지 드러내는 단어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또 최근 윤 후보가 제주 해군기지를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언급하며 눈물을 보인 행동에 대해 최 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연기라도 잘 하라고 말씀했는데, 그동안 준비한 연기가 많이 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겸손한 권력, 낮은 권력, 사람사는 세상 위해 봉사하는 권력을 말했는데, 윤 후보는 공직 시절 국민에게서 받은 권력을 얼마나 남용하면서 휘둘렀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정신과 배치되고, 재임 시절 검찰개혁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시다 결국 검찰 칼에 스러진 결과가 됐는데, 그런 식의 표현은 정말 '악어의 눈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가당치 않은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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