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지속되면 위암 발병 위험 20% 높아

서울대병원 연구팀, 건강검진 수검자 275만 명 추적 관찰 결과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이 계속되면 위암에 걸릴 위험이 20%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5세 미만 남성과 과음,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가졌다면 비만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임주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신철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2008~2012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수검자 중 위암 진단 이력이 없는 성인 275만 명을 대상으로 비만도와 위암 발생 여부를 평균 6.7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위암은 실제 1만3,441명에게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비만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 25㎏/㎡ 이상)와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로 정의했다.

비만이 5년간 지속된 그룹, 한 번이라도 비만이었던 그룹, 비만인 적 없었던 그룹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한 번이라도 비만이었던 그룹은 비만인 적 없는 그룹보다 위암 발병 위험이 11.3% 증가했고, 계속 비만이었던 그룹은 19.7% 증가했다.

이 같은 경향은 65세 미만 남성에게서 뚜렷했다. 또 과다한 음주,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가졌다면 비만 영향이 더 컸다.

비만이 위암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다른 비만 관련 암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 고인슐린혈증, 아디포사이토카인(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면역 물질) 불균형 등에 의해 손상된 DNA 복구, 세포 증식 및 악성 형질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통해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일으켜 암을 촉진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위암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한국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이용해 비만 지속성과 위암 관련성에 더 정확히 접근한 것으로, 국내 위암 발병률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예방 가이드라인 근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현 교수는 “비만의 지속 기간과 비례해 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비만 관리가 필요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