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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중국대사관 “반중 감정 부추기지 마라”…판정 불만 한국에 일갈

입력
2022.02.09 18:57
수정
2022.02.09 20:3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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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주한 중국대사관이 9일 쇼트트랙 판정 논란과 관련 “한국 언론과 정치인은 반중 감정을 부추기지 말라”고 일갈했다.

대사관 측은 이날 위챗 공중계정에 올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심판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최근 한국 선수단과 일부 매체가 쇼트트랙 판정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술적인 문제인 만큼 전문적이고 권위 있는 기관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은 화살을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으로 돌려 심지어 반중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의 반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우리는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관영 매체도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한국 정치인들이 국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복은 한국 고유의 의상이라는 취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린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향해서도 한국인들의 반중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국 환구망은 "불난 데 부채질? 한복 언급한 주한 미국대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르소의 트윗은 확실히 악의적이고 고의적이었다"며 '한복 논란'부터 '쇼트트랙 실격 논란'까지 한국 내 반중 감정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나서 '한복 논란'을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코르소 대사 대리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김치, K팝, K드라마 그리고 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지난 4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며 국내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제스처로 풀이됐다.

이에 환구망은 "주한 미국대사관 관리들이 한중 사이의 문화 분쟁에 소란을 피운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며 2020년 당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직접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던 일을 언급했다. 김치 종주국이 어디냐를 놓고 한중 네티즌 간 공방이 오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한복 논란을 이용해 반중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매체는 베이징올림픽 기간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고조된 배경 중 하나로 '대선'을 지목하기도 했다. "대선 정국에서 일부 한국 정치인들이 이 논란을 이용해 국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이 누구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재명·윤석열 양당 대선후보의 최근 강경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전날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 "자칫 중국 동네잔치가 되겠다. 중국 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올림픽에 쓴소리를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같은 날 "우리 아이들이 공정이라는 문제에 많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공정성 논란을 야기한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베이징=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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