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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또 정쟁의 소재 된 '안현수 러시아행' 누구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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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안현수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의 러시아 귀화가 또다시 정쟁의 소재가 됐다.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다. 성남시장 재직 당시 안 코치가 소속됐던 성남시청 빙상팀을 해체하지 않았다면 그의 러시아행도 없었을 거란 주장이다. 이재명 책임론은 안 코치가 3관왕을 차지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도 제기됐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팀 해체로 안현수 선수는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선 선거를 앞두고 시 예산 300억 원을 투입해 지금의 성남FC를 인수했다", "이 후보의 형 이재선씨도 가짜 부도라고 폭로했다"며 '모라토리엄(행정기관의 채무 이행 연기·유예) 때문에 빙상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 후보의 당시 해명은 거짓이라고 했다. 성남FC가 현재 후원금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도 덧붙여 강조했다.
9일 원 본부장은 안 코치의 부친 안기원씨의 2011년 라디오 인터뷰를 공유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안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우리나라에서 쇼트트랙 빙상부만은 없애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성남시장님의 선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치적인 놀음으로 팀이 부활되지 못하고 없어졌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이어 스포츠 기자 출신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성백유 언론중재위원의 페이스북 글도 공유했다. 그는 "이 후보님, 저를 고발하실 거면 이분도 함께 고발하셔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성 위원은 "그(안 코치)가 러시아로 가게 된 이유는 타의에 의해서다. 당시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재명 전 시장이 성적이 시원치 않았던 성남시청팀을 해체했던 까닭이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란 반박 입장을 냈다. 전용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014년 안 코치 부친의 라디오 인터뷰를 근거로 "원 본부장이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악의적인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가 인용한 인터뷰에서 안씨는 "성남시청 해체가 러시아로 가게 된 동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안씨는 "성남시청팀이 해체되기 전에 러시아 가는 것이 확정돼 있었고 팀이 해체가 안 됐어도 러시아 가기로 결정이 다 돼 있었던 상태였다"고 했다.
여야는 8년 전에도 안 코치 귀화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안 코치가 러시아 대표팀 '빅토르 안' 선수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을 때였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안현수가 이 시장의 성남에 1년간 해체 유예를 요구했으나 단칼에 거절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런 것이 우리 선수의 가능성을 짓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겨냥했다.
이 후보는 이에 "이대엽 전 성남시장이 7,285억 원 부채로 모라토리엄을 만들었고, 홍 사무총장이 이 전 시장을 공천했다"며 빙상팀 해체와 안 코치의 귀화는 당시 정부와 홍 사무총장 책임이라는 반박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또 "빙상팀 해체 등 긴축으로 4,572억 원을 갚았다"고 밝혔다.
안 코치가 직접 밝힌 러시아행의 이유는 "(러시아가) 나를 믿어 주고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점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3관왕 후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말이다.
당시 안 코치의 부친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이 러시아 귀화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파벌주의가 더욱 부각됐다.
그러나 안 코치는 소치 기자회견에서 "파벌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게 귀화를 하게 된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성남시청팀 해체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다. 파벌, 부상, 팀 해체 등 복합적인 요인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는 "2008년 성남시청 입단 한 달 뒤 바로 부상을 당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들이 맞물리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이후 팀이 해체됐고 솔직히 그 당시에 나를 원하는 팀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여러 가지 문제로 한국에서 시끄러웠던 것은 사실이고,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준 것 역시 사실이기에 그런 부분이 정말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앞서 안 코치에겐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논란의 불똥도 튀었다. 중국 대표팀 소속이라는 이유로 일각에서 '배신자' 낙인을 찍었기 때문이다.
안 코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판정 이슈에 저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제가 관여할 수 없는 영역 밖의 일이나 사실이 아닌 기사들로 인해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은 삼가 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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