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신감에 견제구 던진 안철수... 단일화까지 변수는?

입력
2022.02.09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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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1차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대선후보 등록일(13, 14일)이 다가오면서다. 협상보다는 후보 간 담판으로 결론짓겠다는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연일 '완주' 의지를 강조하는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실제 카드를 꺼내 들지 여부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안철수 "단일화 10분 만에 끝낼 문제 아냐"

윤 후보는 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대해 "서로 신뢰하고 정권 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만에도 끝낼 수 있는 것"이라며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본보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에서 좀 더 나아간 발언이다. 윤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후보는 즉각 "(단일화는) 10분 만에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일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한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다만 '윤 후보가 만나자는 연락이 있으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때 생각해보겠다"며 여지를 두었다. 아직까지 양측은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①'양보 조건'에 당내 갈등 재연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의 '역풍'을 우려한다. 윤 후보가 원하는 후보 간 담판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양보 조건'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야권에서는 안 후보에게 내각 인사권과 국정 운영권을 보장하는 책임총리를 제안하고, 정권교체 후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방식이 거론된다. 그 과정에서 대선과 함께 열리는 재·보궐선거 지역 공천권과 6월 지방선거 공천권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만약 윤 후보가 제시하는 조건이 구체화된다면 국민의힘 내에서 권력다툼이 불거질 수 있다. 공천권을 갖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의 중도하차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오는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까지 전국에 정당 사무소 마련과 유세차 운영을 위한 100억~200억 원의 비용을 거론하며 "(안 후보에게)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만약 단일화 조건을 두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충돌한다면, 윤 후보와 안 후보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윤 후보 측에서 "단일화 후 화학적 결합에 실패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②'샤이 이재명' 여부... TV토론도 분기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층도 결집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후보의 각종 도덕성 논란으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shy) 이재명' 세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를 선택할 샤이 진보층이 3~5% 정도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 주변에선 오는 11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가 3일 1차 TV토론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2차 TV토론 이후 여론 추이에 따라 안 후보와의 담판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것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지금은 단일화 논의가 아니라 TV토론에 집중할 시기"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가 11일 TV토론을 성공적으로 마치거나 심각한 지지율 하락에 봉착하지만 않는다면 후보 등록일까지 담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최근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는 안 후보가 보다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에 맞춰 유세차량을 계약하는 등 독자적인 선거운동 준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름다운 단일화는 모든 퍼즐이 맞아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쉽지 않은 과정을 예고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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