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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 거부하는 남성들 "여가부 없앤다고 내 문제 해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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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그저 '이대남'으로만 존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주목 받는 유권자 집단인 '이대남(20대 남성)'. 여야 모두 이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경쟁에 나선 가운데 이대남이란 이름을 거부하는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이 있다. 20대 남성을 안티 페미니스트로 정의내리고 이대남의 요구라면서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정치권과 언론을 향한 거부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까지 온라인 등을 통해 진행된 연대서명 운동에는 37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정치권과 미디어에서 그려내는 다 똑같은 청년 남성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가부장제의 폐해와 성차별에서 벗어나 성평등으로 나아가고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약속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비롯한 성별과 세대 갈라치기에도 단호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청년 남성인 우리가 경험하는 문제의 원인이 페미니즘이거나 어떤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라고 했다. 이어 "여가부를 없애서나 여성이 군대에 간다고 해서 지금 내가 겪는 문제가 해결되거나 성평등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정치권과 미디어는 혐오를 부추기는 것을 멈추고 성평등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구체적인 정책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활동가들은 사회로부터 조명받지 못하나 분명히 존재하는 청년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경험을 나눴다. 연웅(28)씨는 "이대남이라는 정치적 집단의 대표성이 고작 페미니즘에 대한 조롱과 괴롭힘이라니 한 명의 이대남으로서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라면서 "이대남이 더 이상 '조롱문화'를 대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대남으로 호명되는 20대 남성'으로 자신을 소개한 고선도씨는 "젠더갈등을 해결해 내는 것도 결국 페미니즘"이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성의 눈으로만 보아온 반쪽짜리 세상을 보다 온전히 볼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통 남자들'을 모으고 기자회견을 기획한 불꽃페미액션의 활동가 이가현씨는 "특정한 정치성향의 남성들을 ‘이대남’으로 표상할 때, 실제 현실을 살아가는 20대 남성들은 일반화의 덫에 빠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호명되지 못해 조용했던 평등을 지향하는 청년 남성들이 우리를 보고 용기를 내어 말하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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