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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메달에도 "고개 드세요" 누리꾼 마음 녹인 배우 출신 해설가

입력
2022.02.09 15:00
수정
2022.02.09 20:00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이상호 아쉬운 8강 탈락
배우 출신 박재민 해설가의 위로에 박수 쏟아져
희망 담긴 응원과 따뜻한 격려 아끼지 않아
평창올림픽부터 쉬운 설명과 입담으로 화제

KBS 스노보드 중계방송의 해설이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으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엄지인 캐스터(왼쪽)와 박재민 해설위원. KBS 스포츠 유튜브 캡처

KBS 스노보드 중계방송의 해설이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으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엄지인 캐스터(왼쪽)와 박재민 해설위원. KBS 스포츠 유튜브 캡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 해설가가 던진 재미와 감동의 멘트가 누리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박재민 KBS 해설위원은 8일 메달에 대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국 대표팀 이상호 스노보드 선수가 8강에서 탈락, 메달이 좌절됐는데 한국 스노보드 선수들이 아쉬운 결과를 얻었음에도 끝까지 선수들에게 희망찬 응원을 전했다. 더불어 스노보드 종목과 외국 선수들에 대한 알찬 정보를 전달하고 결과까지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에 반응이 뜨겁다.


노메달에도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얼굴들" 응원 전해

이상호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날 이상호는 0.01초 차이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뉴스1

이상호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날 이상호는 0.01초 차이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뉴스1

이상호는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0.01초 차로 떨어져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KBS에서 경기의 해설을 맡은 박재민 해설위원과 강승화 캐스터는 이상호에 "8위도 잘한 것"이라며 위로와 응원을 건넸다. 메달을 놓친 아쉬움보다도 선수가 이뤄낸 성취를 축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들은 "우리는 8위를 축하해줘야 한다"며 "메달은 당연한 게 아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같은 날 정해림이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예선 1차 시기에서 7위에 오르자 박 해설위원은 "6위도 아니고 7위!"라며 "행운의 숫자 럭키 세븐!"이라며 유쾌한 응원을 전했다. 이어진 2차 시기를 앞두고는 "다같이 한번 해볼까요?"라며 입을 모아 "정해림 선수 너가 짱이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는 정해림이 '출발 직전 나에게 하고픈 말'로 직접 적은 문구였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순위가 결정된 뒤 박 해설위원이 스노보드 선수들에게 남긴 말은 방송을 지켜보던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박 해설위원은 "아쉬워하거나 고개 숙일 필요 없고, 절대 본인을 책망할 필요 없다"며 "이상호, 김상겸, 정해림 선수 여러분은 태극기라는 무거운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세계를 호령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이니 고개 들고 오라"고 격려했다. 또한 "앞으로의 여러분의 인생에는 더 희망찬 날들이 남아 있습니다. 힘내십시오"라며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메달이 아닌 선수들이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성취를 알아봐주고 응원해주는 해설에 호응했다.


출산 후 복귀한 선수 동메달에 "엄마들 만세!"

박재민의 해당 발언은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되며 수많은 누리꾼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트위터 캡처

박재민의 해당 발언은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되며 수많은 누리꾼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트위터 캡처

박 해설위원은 외국 선수들에게도 응원이 담긴 따뜻한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여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글로리아 코트니크(슬로베니아)가 출산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했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글로리아가 동메달을 목에 걸자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 3위가 확정되는 순간 "전국의 어머니들 다 일어나서 만세하십시오"라며 "엄마가 메달을 가져갑니다! 엄마들 만세!"라 외치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를 출산하면서 경력단절, 혹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제 시작하셔도 된다. 늦지 않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코트니크 선수도) 아이를 낳고 은퇴했다가 돌아와 본인 커리어의 최고의 무대를 10대도 아닌 20대도 아닌 지금 2022년에 만들어냈다"며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늦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따뜻한 응원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박 해설위원을 향해 "KBS 해설 잘한다. 재밌고 공감능력 뛰어남", "다른 곳도 이렇게 해설했으면 좋겠다. 매회 텐션이 무슨 결승전 보는 듯이 해설해줌. 리액션도 너무 좋다" 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프파이프 국제심판에 3X3 농구 해설하기도

배우이자 스포츠인으로 알려진 KBS 스노보드 종목 해설위원 박재민. KBS 제공

배우이자 스포츠인으로 알려진 KBS 스노보드 종목 해설위원 박재민. KBS 제공

박재민 해설위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화제였다. 재치 있는 입담과 전문적인 해설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며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 잘 알려졌으나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하프파이프 국제심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스포츠인이다. 또 한국 3X3 농구 연맹 이사이기도 한 그는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 자격으로 2020 도쿄올림픽 3X3 농구 해설을 맡았다.

박 해설위원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종목인 스노보드의 경기 방식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선수들의 회전수를 세는 방법에 "등, 배만 보면 된다"며 "등, 배, 등"으로 직접 세면서 쉽게 알려주기도 했다. 누리꾼 사이에선 해설이 재밌어서 스노보드 경기를 더 흥미롭게 봤다거나 이번 경기로 스노보드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스노보드 kbs 해설분 재미와 철학이 공존해ㅋㅋㅋ오늘은 특히 캐스터분과 티키타카 최고임"(tlsf****), "KBS 스노보드 해설 너무 웃기다ㅋㅋㅋ전문성도 있는데 선수들 TMI 사연도 다 알고 따숩고 웃겨서 계속 볼 듯"(080510********)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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