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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상정이 마스크 두개 겹쳐 쓰고 다니는 이유는?

입력
2022.02.09 0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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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선대위 해체에도 뜨지 않는 지지율
존재감 증명 위해 TV토론에 사활 걸어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시화공단 인근 식당에서 영세 업체 노동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6일 서울 마포구 정치발전소에서 IT 업계 페미니스트 모임 '테크페미'에 소속된 2030 여성들과 간담회를 하는 심 후보. 오대근 기자·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시화공단 인근 식당에서 영세 업체 노동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6일 서울 마포구 정치발전소에서 IT 업계 페미니스트 모임 '테크페미'에 소속된 2030 여성들과 간담회를 하는 심 후보. 오대근 기자·국회사진기자단

‘흰색 마스크 위에 정의당 로고가 새겨진 노란색 마스크.’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요즘 외부 일정을 소화할 때 마스크를 두 겹씩 쓰고 다닌다. 당연히 갑갑하고 말의 전달력도 떨어지지만 굳이 불편을 감수하는 건 앞으로 남은 대선후보 TV토론 때문이다. 혹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소중한 기회를 날릴까 봐 마스크를 겹겹이 착용할 만큼 TV토론을 대하는 심 후보의 심정은 절박하다.

沈, 질문 안 받아도 TV토론 학수고대

심 후보는 TV토론회를 가장 ‘목 빠지게’ 기다린 후보다. 저조한 지지율이 계속되자 지난달 12일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는 강수까지 뒀지만, 여전히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선명한 진보 색채를 드러냈던 2017년 대선에서 보듯, 다자 TV토론은 소수정당 후보가 존재감을 과시하는 최고의 무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이 1대 1 토론을 먼저 추진하면서 그 기회조차 사라질 뻔했다.

어렵사리 성사된 4자 TV토론 과정도 심 후보에게 썩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3일 첫 TV토론에서 4명의 후보가 다른 상대에게 던진 질문 31개 중, 그를 향한 물음은 단 한 개였다. 심 후보는 그래도 토론 규칙을 문제 삼기보다 출연 기회 자체를 살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의당은 11일 예정된 2차 TV토론을 앞두고 “일체 조건을 백지위임한다”는 입장을 주최 측과 방송사에 보냈다.

"소외자 위한 진보정당 존재 의의 보여줄 것"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시화공단 인근 식당에서 영세 업체 노동자들을 만나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시화공단 인근 식당에서 영세 업체 노동자들을 만나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 후보의 최대 목표는 진보정당의 존재 의의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토론 전략은 지난달 17일 칩거 끝에 복귀하며 “이번 선거에서 지워진 목소리들을 심상정의 더 큰 마이크로 대변하겠다”는 일성과 같다. 첫 TV토론에서는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문제를 부각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압박했는데, 두 번째 토론에선 다른 후보들의 노동관을 집중 파헤칠 방침이다.

토론 준비 차원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심 후보는 8일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을 찾아 영세업체 소속 노동자들과 만났다. 정의당은 공단에 있는 1만1,000개 사업장 중 상시근로자 50명이 안 되는 곳이 9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중 70%는 근로기준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을 받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심 후보는 “최소한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반드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50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이 2년 유예됐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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