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담 떠안아 힘든 것" 이재명 은사 이상돈이 내놓은 조언은

입력
2022.02.08 15:00
수정
2022.02.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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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과 만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2012년 박근혜, 이명박과 단절하고 정권재창출"
"이재명도 文정부 실패 정책 과감한 해법 제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재명 후보와 환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재명 후보와 환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제를 필요 이상으로 이념화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역풍을 불러왔고, 그 부담을 지금 이재명 후보가 다 안고 있기 때문에 힘든 거라 생각합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중도 보수 성향의 학자로 평가받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평가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후보는 '계승이냐, 단절이냐' 줄타기 속에 집권여당과의 차별화 딜레마에 직면한다. 이 교수가 보기에 지금 이재명 후보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헤매고 있다는 진단이다.

2012년 대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시절 김종인 전 위원장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이 교수는 이후 안철수 후보가 만든 국민의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 후보에겐 중앙대 법대 은사로, 자주 왕래하는 사이다. 최근 이 후보는 외연 확장 차원에서 김 전 위원장에 이어 이 교수, 윤여준 전 장관 등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이 후보를 만난 이 교수는 8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 정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과감하게 단절하며 오히려 정권을 재창출했던 길을 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박 후보는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부터 거리두기를 해오며 일찌감치 각을 세워 왔다는 차이가 있다.


"2012년 박근혜처럼... 文정부 실패한 정책 과감하게 해법 내놔야"

2007년 8월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근혜, 이명박 예비후보가 각각 얼굴을 만지며 연설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7년 8월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근혜, 이명박 예비후보가 각각 얼굴을 만지며 연설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교수는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추구했다가 실패하고, 흐지부지되거나 역풍만 많이 불러온 정책에 대해 과감하게 해법을 내놔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고유 지지기반이 흔들릴까 봐 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이 후보 역시 수차례 사과했지만, 이 교수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세금을 올린 정권이 정권을 재창출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본인이 다 부담하려 들지 말고 이후 집권하게 되면 야당과 협의해서 고치겠다는 정도의 접근을 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남은 대선 판세에 대해선 "정권교체 심리가 커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후보 주변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우세하게 돼 있는 상황"이라며 "선거라는 게 어떤 지형이 결정되면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지지도가 10% 미만으로 떨어져 큰 변수는 아니다"며 "조금은 득이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간단하지 않고 윤 후보와 국민의힘 자체를 피곤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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