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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 제소' 쇼트트랙 편파 판정 뒤집을 수 있을까… 과거 사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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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이 쇼트트랙 남자 1,000m 판정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 CAS 제소를 통해 편파판정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은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벌어진 판정에 대해 CAS 제소를 결정했다”며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함으로써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AS는 국제 스포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재판소다. 약물, 출전 자격 및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와 법률 전문가들이 모였다. 한국이 올림픽 기간 중에 CAS 제소를 결정한 것은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체조 양태영 사건 이후 18년 만이다.
그렇다면 CAS 제소로 쇼트트랙 판정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심판의 판정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CAS 제소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판 판정 결과를 뒤집은 예도 드물다.
2004년 양태영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양태영은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57.774점을 받아 57.823점을 기록한 폴 햄(미국)에게 0.049점 차로 밀려 금메달을 내줬다. 심판 1명이 평행봉에서 가산점 0.2점의 연기를 0.1로 계산한 게 문제였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할 양태영은 졸지에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국제체조연맹은 “양태영이 오심에 따른 0.1점을 손해 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당시 주심과 기술심판 등에게는 징계를 내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CAS는 “승부 조작이나 심판 매수가 아닌 심판의 실수에 따른 오심의 결과는 번복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2012년엔 런던 하계올림픽에서도 결정적인 오심이 있었다. 펜싱 신아람의 여자 에페 준결승 경기 도중 심판이 1초를 지나치게 길게 적용했다. 1초 동안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은 네 번이나 공격했고, 결국 득점을 올려 신아람이 역전패했다. 당시 우리 선수단은 CAS 제소를 검토했으나 "판정에 부정이 개입했거나 의도적인 잘못이 아니면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국제변호사 조언에 따라 제소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CAS 제소를 통해 구제를 받은 사례도 있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은 도핑 자격정지 징계가 풀렸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몰리자 2016년 CAS에 제소했다. CAS는 박태환 손을 들어줬고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아 올림픽에 나갔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 적힌 종이를 들고 세리머니를 했던 박종우도 CAS 재판 끝에 뒤늦게 동메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심판 판정과는 무관한 제소여서 구제가 가능했다. CAS는 규정 오적용 또는 심판 매수와 같은 비리가 아니면 아예 심리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번 쇼트트랙 1,000m 경기 판정의 경우 심판 매수 등의 부정이나 규정 오적용 사례를 밝혀내야 심리가 가능하다. 2004년 양태영의 사례에서는 규정 오적용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단이 제소를 결정한 건 앞으로 남은 종목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판정 논란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ISU 국제심판인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은 “심판진의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판정은 번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남은 종목이 많은데 또 이런 불이익이 생길까 싶어서 (제소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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