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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통해 다른 세계에 관심 갖는 어린이 독자 늘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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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밥이 많은 보통의 지식 그림책과 달리 '국경'은 아이들이 엄청나게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에요. 다만 제가 어릴 때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면서 다른 세계에 대해 설렘과 호기심을 가졌듯 저희 책을 보고 다른 세계에 관심을 갖는 어린이 독자가 늘어난다면 기쁠 것 같아요."
그림책 '국경'을 기획하고 글을 쓴 구돌(필명) 작가가 "사람을 크게 움직이는 것은 지식보다 감정"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책 소개를 시작하자, 온라인 관객은 채팅창을 통해 "그 감정이 전해진 것 같아요"라고 화답했다.
7일 오후 7시 화상(줌·Zoom)으로 열린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수상 도서 '국경'(책읽는곰 발행)의 북콘서트에서 책의 탄생 비화가 공개되자 채팅창엔 응원과 격려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강연과 질의응답을 포함해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날 북콘서트는 일본과 중국에서 접속한 독자를 포함해 100명 가까이 참여했다.
24개 국경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지식 그림책으로, 경계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국경’은 글을 쓴 구돌, 그림을 그린 해랑(필명) 작가의 5년간 노력이 결실을 맺은 책이다.
2015년 여름 구돌 작가는 한 온라인 게시판의 국경 사진을 보다가 '국경을 접한 나라들을 비교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림 작업 제안을 받은 해랑 작가는 "기획을 듣고 좋아서 방방 뛰었다"고 했다. "시의성 있는 주제와 스케일이 큰 풍경을 다룰 수 있는 점, 뭔가 다른 세계를 표현해 볼 수 있는 점이 좋았기 때문"이다.
갈아엎는 수준의 전면적 수정 두 번을 포함해 100번 넘게 고치고 또 고쳤다. 이미 친분이 있던 상태에서 공동 작업을 시작한 두 사람은 5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일적인 파트너뿐 아니라 인생에서 만난 반짝이는 별과 같은 친구"(구돌)가 됐다고 했다. 긴 시간 지치지 않고 작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로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있었다.
강연은 책의 주요 장면에 대한 기획 의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속제목 페이지에 들어가기 전 내지에 적힌 글은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이자 이들이 생각하는 '국경'의 정의다. 펼친 책 양쪽에 각각 사막과 바다를, 그 위로는 하늘을 나는 새를 표현한 그림과 함께 '바다와 사막을 가로지르고, 강과 산을 따라 흐르는 선. 새와 물고기는 자유로이 넘나들지만, 배와 비행기는 그럴 수 없는 선'이라고 적어 넣었다. 구돌 작가는 "코로나19로 자유롭게 국경을 넘지 못하는 우리가 화상으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의 몸은 국경을 넘지 못해도 우리의 생각은 이 순간에도 국경을 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한 군사분계선과 통일 한반도를 가상한 지면을 소개하면서는 "우리나라가 슬픈 역사를 품은 국경을 가진 나라여서 국경이라는 단어에 불편해하고 두려운 감정을 떠올리는 분이 많은 것 같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 구성원이 될 아이들은 윗세대와 다르게 인식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두 작가는 각자 활동하면서 또 다른 공동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경'의 뒤표지에 그려 넣은 지구는 차기작에 대한 암시다. 이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잉태하는 별로서의 지구'라는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를 필사 중"이라는 근황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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