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단일화 샅바싸움... 이용호 "윤석열 후보 결단 필요"

이용호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외협력본부장
"이기고 있어도 더 이겨야...정권교체 절박감"
"압도적 여당 의석...당선시 안정적 국정 위해"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내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압력이 거세지면서 후보 혼자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강론'과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등을 필두로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는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단일화 부정 노선'을 걸으며 불편한 심기를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권교체동행위원회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은 이용호 의원은 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당내에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기고 있어도 더 이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정권교체를 원하는 분들의 절박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국회 의석이 현재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이겨도 상당히 큰 표 차이로 이겨야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윤 후보 측이 큰 포용력을 갖고 단일화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께서 각계 전문가 등 많은 세력을 끌어들여서 통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아! 준스톤 세상이 왜이래- 뜨거운 청춘들 이준석에 묻다'라는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최근 원희룡 본부장 등 일부에서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내세우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후보를 모시는 분들 중에서 일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그런 군불(단일화)을 때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를 표한다"며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서 그런 언급을 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원 본부장은 "단일화 때가 됐다"며 "단일화 여부로 박빙의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싸우고 있는데, 제가 여기에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언급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 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 등이 단일화를 일축하는 분위기에 대해 "당대표나 선대본부장이 단일화 논의를 하겠다고 인정하면 바로 단일화가 시작된다"며 "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단일화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분들은 '반문', '반이' 전선을 구축해서 다 모이자는 전략을 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 대표는 그런 방법으로 이기기보다는 세대의 연합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이겨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반문으로 가면 일부가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손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강론·단일화 정면충돌 아냐...尹 결단 필요"

지난해 12월 이용호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용호 의원은 '국민의힘 당내 자강론과 단일화 주장이 정면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면충돌까지는 아니다"라면서 "단일화를 해야 될 때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고, 당내 민주화라는 게 여러 의견을 제시해서 생산적인 결론이 나오는 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단일화에 있어서 윤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칫하면 단일화 문제로 당내가 혼란하고 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라며 "단일화라는 게 감동을 주고 시너지를 내는 것에 좋지만, 협상을 시작하면 진흙탕 싸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역선택, 지분이 어떻게 된다 이런 형태로 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협상에 의한 방식, 공론화 방식은 시한이 지났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치적 결단 차원에서의 단일화를 이야기하면 했지, 공론화를 해서 이런 방식은 어렵다고 본다"고 윤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선이 30일 남았는데) 이때쯤이면 벌써 단일화 결과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후보 등록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들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고 부동표가 거의 줄어든다"며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상대 후보 쪽에서 어떻게 공격해 올 것인가 등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는데 그런 정도의 시간은 지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간상 현재가 단일화를 풀어갈 적기라는 얘기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