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쿠데타 후에도 미얀마군 초청 교육훈련 계속”... 인권단체 비판

입력
2022.02.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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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미얀마 동부 카야주 프루소 마을의 불에 탄 차량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지역 주민과 현지 반군부 세력을 인용해 최소 35명의 민간인 시신이 불에 탄 차 8대와 오토바이 5대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26일 전했다. 주민 자체 무장조직인 카레니민족 방위군(KNDF) 지휘관은 해당 지역에 주둔 중이던 미얀마군이 24일 잔혹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카레니민족 방위군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미얀마 동부 카야주 프루소 마을의 불에 탄 차량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지역 주민과 현지 반군부 세력을 인용해 최소 35명의 민간인 시신이 불에 탄 차 8대와 오토바이 5대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26일 전했다. 주민 자체 무장조직인 카레니민족 방위군(KNDF) 지휘관은 해당 지역에 주둔 중이던 미얀마군이 24일 잔혹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카레니민족 방위군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실권을 잡은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일본 방위성이 미얀마군 간부와 간부 후보생들을 유학생으로 받아들여 무료로 교육 훈련을 해주는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단체가 “다수 시민을 살해한 미얀마군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훈련은 자위대가 다른 나라의 군인을 위탁받아 교육훈련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자위대법에 근거해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36개국의 군 관계자를 일본에서 교육해 왔으며, 미얀마군에 대한 교육은 2015년부터 실시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교육받은 미얀마군 관계자는 20~30대 연령층으로 총 30명 정도다. 군 간부 17명은 방위연구소와 자위대 간부학교 등에서, 간부후보생 13명은 방위대학교에서 교육했다. 지금 재적중인 인원은 10명으로, 이 중 간부 2명(소령, 대위)과 간부후보생 2명 등 모두 4명은 지난해 쿠데타 이후 받아들였다.

일본에 온 간부들은 안보교육을 수개월~1년 정도 받고, 간부후보생들은 기본 교육과 실탄 사격을 포함한 훈련을 5년간 받는다. 미얀마는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므로 수업료를 면제해 주고, 간부에겐 월 14만4,000엔, 간부후보생에겐 월 8만3,000엔의 지원금도 지급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12월 “미얀마군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군사유학 프로그램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도 쿠데타가 일어난 다음달인 지난해 3월 미얀마군과의 군사 협력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얀마군에 대한 교육훈련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일본 방위성은 “인적 관계를 형성한 후 미얀마로 귀국한 간부 등이 군을 내부로부터 바꾸는 것 등을 가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인권단체 관계자는 “미얀마군의 인권 침해의 역사를 보면, 간부 몇 명을 교육시킨다고 군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긴 비현실적”이라며 “군에 의한 폭력을 지지하고 미얀마 국민의 감정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얀마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지정학적으로도 중국 및 인도와 인접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일본이 관계를 끊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속내에 대해 “지금까지 쌓아온 경로를 다 끊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친일본 성향 인재육성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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