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방문한 이재명 "영·호남 묶어 '남부 수도권' 만들겠다"

영·호남 연결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
"싱가포르 능가하는 선진기업 환경 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즉석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영남·호남·제주를 묶는 '남부 수도권' 구상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충청·강원을 묶은 중부권과 함께 2개의 초광역권을 구성해 '분권형 성장국가'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방분권 실현에 노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한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을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도권 외바퀴였던 경제를 중부권과 남부권이 함께 발전하는 두 바퀴 경제로 바꾸겠다"며 "현재 3분의 1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를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중부권은 남부 수도권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 강원이다.

남부 수도권 구상은 지역 균형발전 전략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수도권 1극에서 벗어나 수도권, 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남·광주를 5극(메가시티), 강원, 전북, 제주를 3특(특별자치도)으로 하는 '5극 3특 체제'를 발표했다. 이날은 5개의 메가시티를 2개의 초광역권으로 재차 묶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 구상에 대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영·호남을 다시 돈과 사람이 몰려드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국토 균형발전 전략이자 세계 5대 강국 진입을 위한 성장 전략"이라며 "한반도 남부권은 싱가포르와 같이 독자적인 글로벌 초광역 경제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부 수도권에 싱가포르와 홍콩을 능가하는 글로벌 기준의 선진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대만의 산업 경쟁력에 견줄 만한 첨단 연구개발(R&D)·생산 역량을 구축해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경제구역으로 재창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서 "가덕도신공항 2029년까지 개항"

이를 위한 대규모 기반시설 투자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동서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건설해 남부권 전역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겠다"며 "중증질환 중심의 4차 의료기관을 건립해 최우수 의료진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법인세 추가 감면 △각종 산업벨트 조성 △혁신 거점도시 '신산업 특화수도' 조성 등도 약속했다.

이에 앞서 부산에서는 오는 2029년까지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부울경 어디에서나 가덕도신공항에 닿을 수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급의 철도망을 구축하겠다"며 "부전역을 '부울경 메가시티 중앙역'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