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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카운트다운하며…베이징올림픽, 2만 관중 앞 막 올랐다

입력
2022.02.04 22:38
수정
2022.02.0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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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에도 관중 2만여 명 참석
베이징, 동·하계 모두 개최 최초 도시로
2008 베이징 이어 장이머우 감독 연출
'24절기' 카운트 다운 등 입춘개막 의미 부여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화가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국가체육장)에서 타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하지만 도쿄 하계올림픽 때와는 달랐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도쿄 대회와 달리 베이징 개막식에는 경기장 수용인원의 30%에 달하는 2만여 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대부분 공무원, 국영기업 직원, 대학생 등 중국 정부에서 초청 허가한 관중이다.

두 올림픽 모두 세계 각국의 주요 수장들이 개막식장을 찾지 않았지만 이유는 달랐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때문이었고, 이번에는 중국의 인권 이슈가 컸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신장 지역 등에서 일어나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개막식에 고위 관리는 보내지 않겠다고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 나라는 대부분 친중으로 분류되는 나라들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가장 중량감 있는 참석자다.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은 대통령 대신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로 중국 베이징은 전 세계를 통틀어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최초의 도시가 됐다.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립경기장은 14년 전 개막식이 열렸던 장소다. 개막식의 총연출도 당시 연출을 맡았던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맡았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함께하는 미래'를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함께하는 미래'를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제24회 동계올림픽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개막 카운트다운은 24절기를 표현한 영상과 함께 숫자 '24'부터 시작했다. 눈이 녹아 빗물이 되는 우수(雨水)를 시작으로 가장 추운 대한(大寒)까지, 스포츠와 노동, 도시와 농촌, 인간과 자연의 영상이 각 절기에 맞춰 담겼다. 숫자가 '1'로 변하는 순간 스크린의 화면이 개막식 당일이기도 한 입춘(立春)으로 변하며 개막 불꽃이 베이징의 하늘을 수 놓았다. 초록빛 장대를 든 아이들은 초록 새싹처럼 무대 위에서 꿈틀대더니 하얀 민들레 홀씨로 변해 사방에 흩어지며 생명이 싹트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개막식 규모는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보다 상당히 축소됐다. 당시엔 역대 최고인 6,000억여 원을 쏟아 중국의 저력과 찬란한 문명을 웅장하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베이징, 허베이성의 초·중학생, 대학생 및 일반 시민 3,000여 명이 출연해 '함께하는 미래'를 표현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2008년에는 중국을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였고, 지금은 중국의 세계적인 위치나 지위가 달라졌다"며 "세계인들과 함께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밝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막식 시작 18분 만인 오후 9시 18분 행진곡과 함께 박수 속에 선수단이 입장했다.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가 맨 먼저 들어선 뒤부턴 개최국가(중국) 언어순으로 입장했다. 아메리칸사모아의 기수는 영하의 추위에도 상반신을 탈의한 전통 복장으로 등장해 관중의 호응을 받았다.

91개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입장한 한국은 쇼트트랙 곽윤기(33)와 김아랑(27)이 공동기수를 맡았다. 65명의 선수가 나서는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 2개, 종합 1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막식엔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선수 11명 등 39명만 참석했다.

마지막 성화봉송 릴레이는 195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10년 단위를 대표하는 중국 스포츠 스타 7명이 나섰다. 첫 주자는 중국 스피드스케이트 챔피언이었던 50년대생 자오웨이창이었다. 이후 쇼트트랙 리엔(60년대생)과 양양(70년대생), 육상 100m 아시아 기록 보유자 수빙티엔(80년대생),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저우양(90년대생)을 거쳐2000년대생 현역선수인 마지막 성화 봉송자 디니걸 이라무장(크로스컨트리)과 자오자원(노르딕 복합)에게 전달됐다.

성화 점화는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소박했다. 두 선수가 경기장 가운데 설치된 눈꽃송이 조형물 가운데에 성화봉을 꽂았고 성화봉의 작은 불이 그대로 눈꽃송이와 함께 올림픽 성화가 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일 폐막까지 17일간 진행된다. 91개 나라,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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