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올림픽 개막한 날 지구촌엔 '중국 규탄' 물결 이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스노보드 대신 감시카메라를 타고 질주하고, 총을 든 바이애슬론 선수는 과녁 대신 신장위구르족을 겨냥한다. 스틱으로 티베트 승려에게 린치를 가하는 아이스하키 선수 유니폼에도 오성홍기가 선명하다.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올림픽 패러디 포스터가 등장했다.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재단(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 회원들은 이날 티베트와 신장, 홍콩 등지에서 자행되는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표현한 패러디 포스터를 세워놓고 올림픽 개최 강행에 항의했다.
4일 개막한 베이징 올림픽은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연방 국가 등 친중 20여개 국 정상만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반쪽짜리' 올림픽이 되고 말았다. 서방국가들이 중국 내 인권 상황을 문제 삼으면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기 때문인데, 그와 별개로 각국의 인권단체들은 이날 다양한 퍼포먼스와 플래카드, 포스터 등을 동원해 베이징 올림픽을 규탄하고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중국영사관 앞에서 수십 명의 인권단체회원들이 중국 공안 복장을 한 채 사슬에 묶인 시민을 폭행하는 퍼포먼스로 중국 정부의 폭압적인 인권탄압을 표현했고, 뉴욕 중국 영사관 앞에서도 인권활동가들이 모여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자행하는 중국의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 올림픽 규탄 시위는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500여 명의 티베트 인권활동가들이 티베트 국기로 몸을 감싼 채 행진하며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규탄했다. 이들은 톈안먼 사태를 비유해 바퀴에 오륜기가 그려진 중국군 탱크와 이를 막아서는 선수를 피켓에 그려넣기도 했다.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광장에서도 중국의 인권탄압으로 피해를 입은 위구르와 티베트 국기가 등장한 가운데, IOC가 중국의 반인도적인 범죄에 가담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중국 영상관 앞에서는 횃불과 피켓을 든 시위대가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 시청도 거부할 것을 촉구했고, 터키 이스탄불의 중국 영사관 앞에선 신장 출신 위구르인들이 모여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그 밖에 호주 시드니와 인도 뉴델리 등지에서도 중국 정부를 규탄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베이징은 사상 최초로 2008년 하계에 이어 동계 올림픽까지 개최한 도시가 됐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 티베트, 홍콩 등 중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한 경고의 표시로 일찌감치 외교적 보이콧을 했다. 평화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에 정치적 이유 등으로 특정 국가가 참가하지 않은 경우는 있었으나 인권 문제로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처음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