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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장기 집권 밝혀 줄 올림픽 성화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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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이 강하면 중국이 강하고, 국운이 흥하면 체육이 흥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3일 소개한 시진핑 주석의 중요 발언 일부다. 4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의 각오가 담겼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며 시 주석이 10년 전 주창한 ‘중국몽(中國夢)’의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할 초대형 이벤트가 시작됐다. 최종목표는 올가을 당대회다. 3연임을 통한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도를 밝혀 줄 성화가 타올랐다.
시 주석은 부주석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르며 각국의 호평이 잇따르자 “100년간 꿈꿔 온 올림픽 성공 개최는 모든 인민의 염원이었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당시 중국은 희망과 약속을 강조했다. 인권 탄압 우려가 없던 건 아니나 중국은 최소한 발톱은 숨겼다. 대외적으로 개방된 개발도상국 중국을 국제사회는 스포츠 정신으로 환영하며 손을 잡았다.
14년이 지나 중국은 완전히 달라졌다. 화합과 공존보다 대결과 오만의 논리가 득세했다.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함께 미중 농구경기를 관람했던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은 지난해 알래스카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향해 “미국은 더 이상 강자의 위치에서 말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댔다. 중국 여론은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미국 디 애틀랜틱은 4일 “지난 14년간 중국이 새로 얻은 건 힘과 부, 야망”이라며 “호전적이고 편협하고 고립된 중국의 현실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일찌감치 올림픽을 일종의 징검다리로 준비해왔다. 주요 정치일정 사이에 흥을 돋울 성대한 축제나 마찬가지다. 중국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분위기를 띄워야 시 주석의 ‘황제 즉위식’을 더욱 강력하게 정당화할 강력한 명분을 갖추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으로 신호탄을 쏘았다. 시 주석은 톈안먼 망루에 올라 “중화민족이 멸시와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포효했다. 이어 11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는 ‘역사 결의’를 공표하고 시 주석 중심의 집중통일영도 체제를 공식화하며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 또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2035년)과 신중국 건국 100년(2049년) 목표를 재차 언급하며 “새로운 장도에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0년을 집권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당시 미 CNN은 “시 주석은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를 지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시 주석은 3일 제13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화상연설에서 “간소하고 안전하며 멋진 올림픽을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중국은 올림픽의 이상을 추구하는 행동파”라며 “세계는 중국을 기대하고, 중국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규모를 줄여 대회를 치르지만, 별 탈 없이 올림픽을 마치고 그 과정에서 중국의 발전상을 각인시킬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뉘앙스다.
이후에도 중국의 잔칫상은 줄줄이 준비돼 있다. 7월 청두유니버시아드,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올림픽으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재차 확인할 기회다. 연달아 지필 성화의 여세를 몰아 가을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임기를 연장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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