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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버텨 주고 男끌어올리고...쇼트트랙 혼성계주 첫 금 노린다

입력
2022.02.05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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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혼성양궁'처럼
쇼트트랙 '혼성계주' 베이징 첫 금 준비
남녀 4명 번갈아 2,000m
교대 구간 질주가 포인트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2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혼성계주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2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혼성계주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결전의 날이 밝았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양궁 혼성전에서 안산과 김제덕이 그랬다. 그 금메달은 국민들에게 올림픽의 진짜 시작을 알린 축포였고, 대한민국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린 팡파르였다.

쇼트트랙 대표팀도 그 중요성을 잘 안다. 첫 메달이 걸린 혼성계주에 칼을 갈고 있다.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를 마친 뒤 혼성계주 등에 중점을 둬 훈련해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월드컵이 끝난 뒤부터는 모든 계주를 정말 섬세하게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혼성계주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새로 신설된 종목이다. 남녀 선수 총 4명이 두 번씩 번갈아 가며 2,000m 총 18바퀴를 질주한다. 경기의 포인트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의 교대 구간이다.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는 속도가 다르다. 통상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더 세고 속도도 빠르다. 두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경기 결과의 성패가 갈린다.

우선 여자 선수는 남자 선수의 강한 터치를 오롯이 스케이트날에 실어내며 속도감 있게 질주해야 한다. 현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유빈(21)은 "남자 선수의 터치를 받은 여자 선수가 그 힘을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버텨 내느냐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남자보다 약한 여자 선수의 푸시를 받고도 강한 추진력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 유럽 선수들의 경우 여자 선수들이 남자 못지않은 강한 푸시를 하기 때문에 그 구간에서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장혁(24)은 "외국 선수들은 여자 선수도 남자 선수 못지않은 피지컬을 갖췄다"며 "푸시를 받은 이후 남자한테 받았을 때만큼의 속도로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에 가장 신경 써서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성계주에는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다. 국제대회에서 치러진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은 2021~22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당시 1, 2차 대회에선 최민정(24)이 부상으로 빠졌고, 3, 4차 대회에선 황대헌(23)이 허리 통증으로 뛰지 않았다. 대표팀의 남녀 에이스 황대헌과 최민정이 함께 뛴다면 충분히 메달을 노릴 수 있다.

최민정은 "혼성계주는 단거리 종목을 잘하는 선수들에게 유리하다"며 "첫 종목인데다 신설 종목이라 책임감을 느끼고 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혼성계주는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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