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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첫 TV토론 시청률은? 역대 최고는 1997년의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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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수식어를 단 20대 대선의 첫 TV토론회가 3일 오후 8시에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TV토론에 참여해 불꽃 튀는 '설전'을 펼쳤다. 이번 TV토론으로 판세가 뒤집어질지는 알 수 없다.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뀔 후보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이번 첫 TV토론은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여전히 안갯속인 국민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일까. 지상파 방송 3사의 총합 시청률이 39%(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 뚜렷한 승자는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역대 법정 TV토론은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 또 가장 많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때는 언제일까.
법정 TV토론이 처음으로 의무화된 건 1997년 제15대 대선부터다. 당시 TV토론은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모두 10%를 넘는 후보가 참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인 후보의 삼파전이 열렸다.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와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처음 열리는 법정 TV토론으로 국민들과 만났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등 외환 위기가 터진 직후라 경제파탄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김대중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김영삼 대통령 밑에서 감사원장·총리· 당대표를 지낸 이회창 후보를 협공했다. 국민들은 후보들의 양보 없는 설전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특히 사상 첫 정권교체 가능성이 관심거리로 떠오르면서 TV토론에 집중하는 국민들이 많았다. TV토론 수혜자는 김대중 후보였다. 앞서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 후보 단일화 TV토론으로 국민적 이목을 끌었고, 연이어 대선 TV토론에 철저하게 나서면서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로 인해 당시 TV토론 시청률은 55.7%를 기록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케 한다. 이 시청률은 역대 법정 TV토론 시청률 중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02년 16대 대선 TV토론은 유행어를 낳으며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당시 후보들의 친인척 비리가 부상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TV 앞으로 이끌었다.
이때 탄생한 스타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다. 그는 '권영길 신드롬'을 일으키며 TV토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권영길 후보는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 민주당은 부패 신장 개업당" 등의 유행어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거대 양당 후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
반면 다른 후보들의 약점이 부각됐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병역비리 공방,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장인 부역 논란도 뜨거운 쟁점이었다. 1차 대선 TV토론의 시청률은 33.8%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TV토론의 성과는 노무현 후보가 챙겼다. 노 후보는 당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위해 TV토론를 했고, 양자토론으로 이회창 후보와도 TV토론을 펼치며 국민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두 TV토론 모두 30%대를 기록했다.
세 번째 법정 TV토론이 열린 2007년 17대 대선 TV토론은 사실 맥이 빠진 상황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토론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대선 TV토론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흥미를 끌지 못했다.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붙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면서 대선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명박 후보의 대선 압승이 점쳐지기도 했다.
당시 TV토론에는 6명의 후보가 출연했다. 이명박 후보를 비롯해 정동영 대통합민주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토론을 펼쳤다.
이들 후보들은 당시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 의석 수 5석 이상 정당의 후보자이거나 직전 총선 유효 득표율 3% 이상 정당의 후보자, 후보 등록 마감 30일 전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자면 모두 참석할 수 있었다.
너무 많은 후보가 참여했던 걸까. 당시 1차 대선 TV토론 시청률은 24%로 집계됐다. 16대 1차 대선 TV토론보다 9.8%포인트 하락한 기록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은 여성 후보들의 입담이 관심을 끌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간 기싸움이 대단했다.
특히 이정희 후보의 발언은 유행어처럼 퍼져 나갔다. 그는 "이것만 기억하시면 된다. 저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 역시 "이정희 후보가 오늘 아주 작정하고 나온 것 같다"며 받아쳤다. 두 사람의 발언은 화제가 됐고, 당시 tvN 'SNL 코리아'의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 속 단골멘트로 쓰이기도 했다. 반면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두 여성 후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정희 후보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 후보의 발언은 TV토론 내내 회자되며 시청률을 견인했다. 당시 1차 대선 TV토론은 34.9%의 시청률을 보였다.
2017년 19대 대선 TV토론은 변화를 시도했다. 처음으로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고, 시간총량제로 자유토론 형식이 도입됐다.
TV토론에는 다섯 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이다.
이들은 주제당 각자 9분이라는 일정한 시간을 갖고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갔다. 사회자가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이때도 화제가 되는 발언이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 등의 말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줬지만 대선 결과엔 큰 반향이 없었다.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심상정 후보는 '사이다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여성이 설거지하는 건 하늘이 정한 것'이라고 발언한 홍준표 후보에게 "사과하세요"라고 반격했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남성 후보들에게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 치러진 대선. 그럼에도 1차 TV토론 시청률은 22.1%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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