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사실무근" → "책임 인정"… 말 바꾸기가 김혜경 논란 키웠다

입력
2022.02.03 19:50
구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기도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논란을 둘러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응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실 무근"이라고 철벽을 쳤으나, 새로운 의혹이 연달아 터지자 이 후보 부부가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말이 달라진 것이 리스크를 오히려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일 경북 봉화군 선산에서 부모님 산소의 성묘를 마친 뒤 내려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일 경북 봉화군 선산에서 부모님 산소의 성묘를 마친 뒤 내려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배씨에 기댔던 민주당 "선거개입… 좌시 않을 것"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들이 김씨 보좌에 동원됐다는 보도가 처음 나온 건 지난달 28일. 전직 경기도청 직원 A씨가 상사이자 김씨 개인 비서 역할을 한 배소현씨의 지시를 받아 김씨의 약(호르몬제)을 대리 처방∙수령했다는 내용이었다. 폭로자는 A씨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배씨를 앞세워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배씨는 입장문에서 "(저는) 공무 수행 중 이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 없다"고 했다. 또 "(A씨가) 허위 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며 정치 공작설까지 흘렸다.

이재명 부부, 결국 "불찰" "죄송"… 자충수?

갑질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계속 나오자, 민주당은 닷새 만인 2일 기조를 조금 바꿨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는 내용의 배씨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씨는 무관하다고 거듭 선을 그은 것이다.

이어 약 40분 만에 김씨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하는데, 배씨와 사적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는 입장을 냈다. "이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 없다"는 배씨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의혹은 점점 더 커졌다. 김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소고기를 샀고, A씨가 카드 바꿔치기 결제를 했다는 의혹이 2일 또다시 제기됐다. 결국 이 후보는 3일 "저의 배우자가 문제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민주당이 의혹 부인에 힘을 쏟는 사이 논란은 더 커졌다. 선대위는 2일 "A씨가 대신 처방받은 약은 김씨가 아닌 배씨의 것"이라고 주장했고, 배씨는 "임신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약은 폐경 증상 치료제로 밝혀졌고, 김씨의 약이라는 의심이 더 짙어졌다. 선대위는 3일 "배씨는 과거 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폐경 증세를 보여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신은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