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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쏟아지는 서울·경기 "동네 의원 너무 적고 검사키트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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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의원(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598곳이 3일 코로나19 검사·진료를 위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지역별 병·의원 수나 기관별 준비 상황에 차이가 커 당분간 불편과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문을 연 코로나19 진료 동네 의원이 방역당국의 당초 예상치보다 줄어든 데다, 그마저도 키트가 없어 검사가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날 무증상, 경증 환자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출발부터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3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과 동네 의원 207곳이 코로나19 검사·진료를 시작했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 전담병원과 대형병원 중심이던 코로나19 의료 대응 체계를 지역사회 의료기관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60세 미만은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클리닉이나 의원을 찾아 방문하고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그런데 급증한 확진자 수에 비해 갈 곳이 너무 적다. 전날 방역당국은 설 연휴 직후 동네 병·의원 343곳이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할 거라고 밝혔지만, 정작 이날 문 연 곳은 100곳 넘게 줄어 200여 곳에 그쳤다. 연휴 기간 병·의원을 못 왔던 일반 환자 진료가 몰리면서 동선 분리가 어렵고, 폐기물 처리나 보호구, 검사 키트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선별진료소나 집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데 진찰료 5,000원을 부담하면서 굳이 동네 의원에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지켜보고 참여하겠다며 입장을 바꾼 곳도 있다.
당국은 동네 의원 참여가 본격화하는 시점을 다음 주로 늦췄다. 당초 참여를 신청한 1,000여 곳 가운데 이번 주 400곳 정도까지 검사를 시작하고, 오는 7~8일 나머지가 문을 연다는 설명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참여 의원 수는 2월 중순까지 확대될 예정”이라며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가정의학과의 30~40%가 참여하면 4,000곳 이상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이날 공개한 동네 의원 목록을 시·도별로 보면 인천과 경남이 각각 47곳, 40곳으로 가장 많다. 그러나 세종과 울산은 1곳씩, 광주와 충남은 2곳씩뿐이고, 제주는 없다. 서울과 경기는 확진자가 특히 많은데 각각 19곳, 17곳밖에 안 된다. 그나마 문은 열었지만 정작 신속항원검사가 불가능한 데도 있다. 서울의 한 의원 관계자는 “검사 키트 물량이 달려서 언제 들어올지 몰라 우리도 검사를 언제부터 하게 될지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키트만 원활히 공급된다면 598곳에서 모두 신속항원검사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에 따라 이어서 PCR검사나 재택치료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다 가능한 건 아니다. 이용자는 해당 병·의원이 어떤 검사까지 가능한지, 재택치료도 되는지를 직접 가보거나 전화로 문의하지 않고선 알기 어렵다. 당국은 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의원보단 상황이 낫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운영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미 일반 환자와 동선이 분리돼 있고 음압 시설도 갖춰 놓았다.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이날 오전에만 신속항원검사를 96건, PCR검사를 68건 했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재택치료자가 와서 CT(컴퓨터단층촬영)까지 찍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도 오늘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9만7,136명이다. 재택치료 관리 가능 인원(10만9,000명)의 89.1%다. 오미크론 확산세 초기인데 관리 역량 포화가 코앞이다. 이에 당국은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이 확진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하는(모니터링) 횟수를 고위험군(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은 기존 하루 3회에서 2회로, 비(非)고위험군은 2회에서 1회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면 기관별 관리 가능 인원이 40~50% 늘 거란 예상이다.
이 정책관은 “재택치료 관리 기관 수, 의사와 간호사가 1인당 맡는 환자 수를 늘리면서 재택치료 여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의사 1~2명과 전담 간호사 3~5명이 재택치료자 150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이 숫자에 큰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미 200~300명씩 관리하는 의료기관도 있다”며 “관리 인원이 늘수록 의사는 최소한만 관여하고 간호사들이 확진자가 제출한 건강관리 앱 자료만 확인하는 식이 될 수밖에 없으니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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