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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호주에는 30문 팔았는데... 이집트는 비공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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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 이집트와 K9 자주포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2조 원대 공급 계약을 맺고도 물량은 밝히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지난해 12월 호주와 수출 계약을 할 때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한다”고 공개한 것과도 차이가 난다.
3일 방위사업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이집트 육군과 해군에 K9 자주포 200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수십 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2024년 하반기까지 완제품 초도 물량을 납품하고 잔여 물량은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하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에서는 특히 해군에도 K9 자주포를 납품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해군용 K9 자주포 첫 수출 사례로 지중해와 홍해를 끼고 있는 이집트의 해안 방호에 쓰인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2017년 시험평가 과정에서 K9 자주포가 표적함을 명중시키는 등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인 것이 이집트 군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우수성은 충분히 입증됐지만, 계약 물량을 명시하지 못한 건 ‘고객’인 이집트 정부의 요청 때문이라고 한다. 주변에 적국이 없는 섬나라 호주와 달리, 이집트는 수차례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과 이웃한 데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터키와도 긴장 관계라 무기 구입 규모를 과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중동ㆍ아랍권 국가들과의 무기 계약은 상대의 보안 요구와 현지 테러집단으로부터 우리 교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언론에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다만 최근 역대 방산 수출액 최고가(4조 원)를 찍은 ‘지대공미사일 요격체계’ 천궁Ⅱ 계약 건은 수입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먼저 발표해 이례적으로 공표됐다. 이집트 수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자주포만 놓고 보면, 200문을 공급받는 이집트와는 2조 원대, 30문을 구매한 호주와는 1조 원대 계약을 맺어 이집트에 지나치게 저렴하게 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이집트에는 표준 K9 자주포를 판매한 데 반해, 호주는 업그레이드된 최고 사양의 자주포를 원한 데다 호주 현지법인이 생산을 도맡기 때문에 개발비와 인건비 등이 추가돼 가격이 천차만별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는 2024년 이후 잔여 물량만 현지 생산되는데 이미 완성된 부품을 조립하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8개국에 진출한 K9 자주포는 수입국 요청에 따라 완제품 납품(노르웨이), 기술이전(터키), 현지생산(인도, 호주), 중고품 판매(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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