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플랫폼 확장에 한국가스공사 노하우가 대표 사례 된 이유는

입력
2022.02.06 15: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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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에너지 공기업 14곳이 참여해 발족한 ‘에너지공공기관 수소경제협의회’ 첫 모임에서 다양한 수소경제 선도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엔 과거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산업 구축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성공 노하우가 포함됐다. 가스공사는 이 자리에서 “LNG 발전 수요를 통해 LNG 선박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수소도 선박과 플랜트 등 전후방 산업 활성화를 투 트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K수소경제 구축에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에 수행해온 LNG 프로젝트와 더불어 적극적인 수소사업 추진으로 화석연료 자원개발기업에서 수소 기반의 친환경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한 경험을 활용한 행보다.

광주 거점형 수소생산 기지, 내년 3월 준공

실제 가스공사는 지난달 열렸던 협의회에서 석탄 및 LNG 발전 등 대규모 발전 수요를 통해 암모니아와 액화수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도 진행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비쳤다. 지난해 말 총 사업비 259억 원 규모의 ‘광주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된 움직임이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광주 수소생산기지에선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은 천연가스로 하루에 4톤(t) 이상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수소 승용차 기준 1만여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광주 수소생산기지 구축이 완료되면, 이 지역의 ‘수소 접근성’은 눈에 띄게 개선된다.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충남 서산시 및 울산광역시 등에서 부생수소를 공급받고 있는데, 기지 완공 이후엔 향상된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으로 수소차 및 충전소 보급 확대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란 게 가스공사 측 설명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광주를 시작으로 2023년 말까지 창원과 평택에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생산기지와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 수소에너지 중심의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지난해 12월 광주 수소생산기지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지난해 12월 광주 수소생산기지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평택기지, 수소 메가스테이션 플랫폼으로 재탄생

가스공사는 특히 평택기지를 수소의 생산, 도입, 공급 및 활용까지 포함한 국내 첫 탄소중립 수소 메가스테이션 플랫폼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평택기지의 천연가스를 수소추출기지로 보내 기체수소를 생산하고 영하 160도의 LNG 냉열을 활용, 수소를 경제적으로 액화해 모빌리티에 공급한다는 얘기다. 가스공사는 청정 수소를 활용, 제주도를 세계 최초의 ‘수소 중심 아일랜드’로 조성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제주도의 풍부한 풍력발전을 이용, 수전해 활용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생산된 그린수소는 발전소와 수소충전소에 공급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및 활용까지 아우르는 ‘그린 아일랜드’로 구축할 계획이다.

각 지역 곳곳에 수소 충전 인프라도 확충한다. 가스공사는 2030년까지 총 152개소의 수소 충전소도 마련할 방침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경기 평택시, 경남 통영시 등 모빌리티용 수소 인프라 구축에 발맞춰 90개소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지난 7월 운영을 개시한 김해 충전소와 올해 문을 열 예정인 대구 혁신도시 충전소 등 2개소는 직영으로 운영하고, 수소에너지네트워크 등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60개소의 기체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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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그린수소 도입으로 사업 체질 개선

해외 그린수소의 국내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가스공사 측은 “동남아, 북방, 호주 등 풍력, 태양광 등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보유한 지역에서 청정한 그린수소를 생산할 것”이라며 “2025년 10만 t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20만 t의 그린수소를 국내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40년에는 121만 t의 그린수소를 생산, 체질 개선을 마치고 명실상부한 그린 수소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게 가스공사 목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우리나라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고 신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수소·LNG벙커링·콜드체인클러스터 사업 등 천연가스와 연관된 다양한 미래 신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며 “그린수소 생산, 냉열사업 등을 통해 2030년 이산화탄소 20% 감축을 시작으로 2045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 관계자는 “천연가스 인프라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 생산·공급·유통 등 수소 전 밸류체인에 참여하여 대한민국 대표 수소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공기업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스공사는 한국가스공사비상경영위원회를 ESG경영위원회로 개편하고, 이사회 내 ESG전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핵심 의사결정 체제를 ESG 중심으로 전격 전환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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