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연휴 검사량 줄었는데 확진 첫 2만명 돌파… '오미크론 태풍' 임박

입력
2022.02.02 18:25
수정
2022.02.02 21:39
1면
구독

일주일마다 확진자 규모 2배로
계산상 2월 말 16만 명까지 가능
4일엔 거리두기 조정안 변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선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선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6일 1만 명을 넘긴 지 딱 일주일 만이다. 올해 들어 처음 5,000명을 넘어선 뒤 1만 명이 되기까지도 일주일이 걸렸다. 일주일마다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대로라면 이달 말 하루 확진자는 16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 가히 오미크론 폭풍이라 부를 수준이다.

문제는 설 연휴 때문에 검사자 수가 20만 명대로 내려앉았음에도 확산세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거기다 1월 4주 차 오미크론 검출률은 전주에 비해 29.7%포인트나 치솟아 80%에 달할 정도다. 연휴 이후 검사가 정상화되면, 확진자 폭증세는 상상 이상일 수도 있다. 오미크론 계통인 '스텔스 오미크론' 국내 발생도 6건이나 확인됐다. 겹겹이 쌓인 악재다.

부산, 대구서도 확진자 1000명대... 오미크론 대유행 임박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7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산, 대구는 처음으로 1,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했고, 인천 이외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전부가 역대 최다 확진자를 기록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92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동시간대 1만5,835명보다 2,085명이 더 많다. 2만명대 확진자가 연 이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할 수 있다던 '전국적인 오미크론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확산 속도가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며 "이동량이 많은 명절 직후에는 어김없이 확진자가 늘었던 경험과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동안 강한 확산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을 다녀온 분들은 직장이나 생업에 복귀하기 전에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2일 서울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서 관계자가 진료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서 관계자가 진료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부터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국 시행

이에 맞춘 오미크론 대응단계가 3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된다. 지난달 26일부터 광주·전남과 경기 평택·안성 등 오미크론 우세 지역에서 우선 시행됐던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따라서 3일부터는 전국의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 등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자, 의사 소견자,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받는다. 나머지 일반인은 선별진료소 등에서 무료로 관리자 감독하에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하거나 호흡기클리닉을 포함한 지정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의원을 이용하는 경우 검사비는 무료지만, 진찰료(의원 기준 5,000원)는 내야 한다.

3일부터 검사 및 재택치료에 참여하는 병·의원은 호흡기클리닉 391곳과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이라는 명칭의 동네 병·의원 343곳이다. 호흡기클리닉은 향후 428곳, 지정 의료기관은 1,004곳까지 확대키로 했다. 구체적인 참여 병·의원 명단은 당일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등에 공지할 예정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미크론 치명률은 낮아"... 4일 거리두기 조정안 관심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델타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미크론 확진자 1만6,87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5%로 델타(0.7%)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이어 "확진자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위중증과 사망의 80~90%를 차지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확진자의 8.5%(1,715명)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위중증환자의 증가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18세 이하 청소년 확진자 비중은 26.9%(5,419명)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조정할지 4일 발표한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에 따른 대응단계 전환 초기임을 감안할 때 '사적모임 4인·영업시간 오후 9시'를 뼈대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를 크게 손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설 연휴 직후 방역상황과 각계의 목소리를 고려해 금요일 중대본 논의를 거쳐 다음 주부터 적용할 방역 조치 조정방안을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