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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요격 고비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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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 다비드 슬링과 애로우의 3단계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고민은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백 달러짜리 로켓 1개를 요격하는 아이언 돔의 미사일이 수만 달러인 점이다. 요격 성공률이 90%에 달해도 하마스가 로켓을 쏘면 쏠수록 국방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고비용 요격체계에 여론보다 먼저 고민하고 움직인 것은 정부였다.
□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1일 레이저 기반의 새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1년 내 구축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작년 레이저로 1km 거리 비행물체 요격에 100% 성공했고, 20km 거리 요격시험을 앞두고 있다. 레이저 요격체계가 구축되면 저비용의 전자 펄스로 요격이 가능해져 전쟁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베네트 총리는 “레이저 장벽이 미사일, 로켓, 무인기 등의 위협에서 보호할 것”이라며 “이제 적들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국민의힘 선대본부가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사드를 구매해 한국군이 직접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비용은 1조5,000억 원으로 잡았는데 향후 논의가 본격화하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해 공개된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는 1개 포대 구축에 8억 달러, 연간 유지비는 3,000만 달러로 추산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요구할 사드 관련 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언급한 바 있다.
□ 사드 배치는 비용 말고도 안보적 필요와 적합성, 전략적 선택이 동시에 고려되는 사안이다. 사드의 유럽 배치는 러시아 반대로 무산됐고, 경북 성주 배치는 중국의 보복을 불렀다. 사드가 비록 방어용 무기체계이나 지역 내 전략적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군이 괌 방어에 사드의 적합성을 고민 중이듯 북한의 다양한 전술 미사일을 막는 데는 사드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소형, 저고도 비행물체는 요격하기 어렵고 초음속 미사일은 요격 기회마저 찾기 힘들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경항공모함 애착의 경우처럼 국민 안전이란 명분이 걸린 프로젝트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현실이 보다 큰 안보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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