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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이집트 수출' 막후엔 '가격 인하' 거부한 文 대통령 결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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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성사된 이집트와 2조 원 규모 K9 자주포 수출 계약의 막전막후엔 이집트의 끈질긴 가격 인하 요구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다. 지난달 문 대통령 순방 당시 이집트 측이 "K9 가격을 10% 깎아달라"고 요구하며 계약이 난항을 겪자, 성급한 타결보다 건설적인 계약을 주문한 문 대통령의 원칙이 성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정부에선 당초 수출 계약이 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기간(1월 19~21일)에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청와대 측은 당시 계약 불발 사유에 대해 "양측 입장 차이가 컸다"고만 밝혔다.
2일 청와대와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이집트는 당시 우리 정부 협상 대표단에 K9 자주포 가격의 10% 인하를 요구했다. 대표단은 "우리 측의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 등의 조건을 감안하면 이집트가 얻는 이득은 가격 인하 효과보다 크다"고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나마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이집트 측에서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면서 난항을 거듭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 참모진에서도 "순방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계약 성사를 재촉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상대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순방 중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도 좋으니 원칙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강은호 방사청장에게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지시한 뒤 귀국했다.
이집트의 가격 인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추가 양보 없이 (정부가) 제시한 최종안을 이집트 측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집트 순방을 결정하기 전에도 '계약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협상 타결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가는 게 좋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원칙을 지킨 것이 문 대통령의 귀국 열흘 만에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집트가 K9 자주포 구입 대금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빌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가 우리 정부로부터 돈을 빌려 K9을 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방위사업청은 2일 "수출입은행의 수출 기반 자금대출은 기존 수출 계약에서도 이뤄진 일반적인 사례"라며 "다른 선진국도 개발도상국과 계약에서 수출금융 지원으로 자국 방산업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계약 성사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동 순방 시 수출 계약 불발로 국민의힘 등 야당으로부터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방산)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했다"며 "그 선택은 기업과 대한민국의 국익이 되어 당당하게 귀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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