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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균열 심각한데… 작업 노동자들 놔두고 구조대원들만 대피시킨 소방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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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매몰자 발굴 작업을 하던 소방 당국이 추가 붕괴 위험 등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하고 구조대원들을 대피시키면서도 같은 건물에서 잔해 제거 작업을 하던 건설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대피 지시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구조대원들이 대피한 이후에도 4시간 동안이나 작업을 계속하다가 철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구조대원들의 안전만 중요했던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30분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이 무너진 201동의 구조물 안전을 점검하던 중 24층 천장 슬래브의 균열이 심각하다고 판단, 소방 당국에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소방 당국은 이에 곧바로 24~26층 2호 라인에 대한 작업 중지를 지시했다. 이어 오후 5시30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24층 현장에 대한 정밀 검사와 지지대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구조대원을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24~26층에서 실종자 탐색 작업 등을 벌이던 구조대원들은 모두 현장에서 대피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이 작업 현장에서 빠져나간 뒤에도 29층에서는 건설노동자 20여 명이 삽 등을 이용해 건물 잔해 제거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실제 매몰자 발굴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을 접한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이 오후 7시쯤 29층 작업 현장을 찾았을 때에도 건설노동자들만이 남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노동자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고용한 인력들로, 상당수가 외국인 노동자였다. 그간 붕괴 현장에선 현대산업개발이 건물 잔해 제거를, 소방 당국이 매몰자 발굴과 실종자 탐색을 각각 맡아왔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은 "구조와 수색마저 외주 용역업체가 대리하느냐"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정부도 빠져라"고 항의했다.
소방당국은 "현대산업개발 측 노동자들이 대피하지 않았던 것은 현대산업개발 측 감독자의 중단 지시가 현장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일어난 것"이라며 "향후 건물 내에서의 작업 중지와 대피 지시에 대해선 소방당국과 현대산업개발이 일원화한 명령 전달 체계가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방 당국이 구조대원들에게 대피 지시를 내릴 당시 현대산업개발 측에도 작업 중지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현대산업개발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에 대해 "당시 소방당국이 24~26층 2호 라인에 대해 작업 중지 지시를 내린 사실을 알고 있었고, 29층에 대한 작업 중지 지시는 없었다"며 "다만, 29층 작업 현장은 24~26층 2호 라인보다 상대적으로 붕괴 위험성이 적은 코어 벽(중벽) 쪽이어서 작업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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