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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인원제한, 유세는 무제한... 차별적 방역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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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일부 불법 집회를 제외하고는 도심 도로를 가득 매울 정도의 대규모 집회를 볼 수 없다. 정부가 행사 및 집회의 참석 인원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참가자 간 거리 두기 등 집회 현장에서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까지도 꼼꼼히 감시한다.
그런데, 한쪽에선 거리 두기 준수는커녕 구름 인파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다. 20대 대선 유력 후보들의 선거 유세 현장이다. 수십,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후보를 따라 이동하다 보니, 인원 제한은 물론, 사람간 거리 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참석자간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고 ▲구호를 외치는 등 비말이 튈 우려가 있으며 ▲참석 인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집회 인원 제한의 이유인데, 동일한 문제점은 안고 있는 선거유세 활동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방역 차별’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6일까지 적용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조치에 따르면 49명 이하까지는 참가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행사·집회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50명이 넘어갈 경우 참가자 전원 접종 완료자여야 하고, 최대 299명까지만 허용된다. 이 때문에 집회 현장에서는 참가 인원을 두고 경찰과 시위대 간 언쟁이 벌어진다. 집회 주최측은 집회 내내 참가자 전원이 접종완료자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역패스를 확인할 수도 없고 모인 사람들의 신원 특정이 불가능한 선거 유세 현장은 50명이든, 500명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이 유세 현장에 모인 인파를 ‘모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마다 지역 조직에 미리 유세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고 참석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되던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후보 및 정치인들은 활발한 유세 활동을 벌였고, 인파를 몰고다녔다.
팬데믹 시대의 집회에서 거리 두기는 기본이다. 참석자 간 2m 거리를 유지하거나, 그 만큼은 아니더라도 서로의 몸이 닿을 정도로 밀착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선거 유세 현장에서는 밀착, 밀접, 밀집이 흔하다. 지지하는 후보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지지자들은 거리낌 없이 서로 밀착한다. 애초부터 비좁은 전통시장에서 후보가 즉석 연설이라도 하게 되면, 그 밀도는 더 높아지고, 밀집한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선거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그 만큼 감염 위험이 높지만, 누구도 이를 저지하려 하지 않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세 번째 ‘코로나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방역 당국은 집회와 유세, 비슷한 성격의 두 모임에 대한 방역지침 차별적용 논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 사이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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