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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존재 알린 '추적단 불꽃' 박지현이 민주당에 합류한 까닭은

입력
2022.01.28 08:10
수정
2022.01.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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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디지털성범죄는 남녀 갈라치기할 문제 아냐"
2년 동안 익명 활동 접고 공개 행보 선택

추적단 불꽃의 활동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추적단 불꽃의 활동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씨"디지털성범죄는 남녀를 갈라치기할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 지망생이던 그는 2019년 추적단 불꽃의 또 다른 멤버 '단'과 함께 n번방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렸다. '불'로서의 익명 활동을 끝내고 정치를 선택한 이유 역시 "디지털성범죄 근절"이다. 그는 여야 불문 "모든 대선 후보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27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성범죄를 계속 젠더갈등의 문제로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대선 후보의 메시지는 어때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특히 "'n번방 방지법'이 검열이라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말에 저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n번방 방지법은 포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형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불법 촬영물 필터링 기술을 적용한 것을 말한다. 지난달 10일 시행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검열'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윤 후보도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 다수의 선량한 시민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준다"며 호응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윤 후보가 SNS 단문 메시지로 내걸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역시 "여가부의 기능·역할에 대한 검토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 특정 표심을 자극하는 정치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말 잘못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익명활동 중단, 불안하고 두렵지만... 시간 끌기엔 디지털성범죄 심각"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추적단 불꽃 트위터 계정에 선대위 합류 사실을 밝혔다. 추적단 불꽃 트위터 캡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추적단 불꽃 트위터 계정에 선대위 합류 사실을 밝혔다. 추적단 불꽃 트위터 캡처

박 부위원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젠더 공약이 많다"며 민주당 합류 이유를 밝혔다. "이번 합류에 관해선 대부분 권인숙 의원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뒷 얘기도 전했다. "이재명 후보와는 이전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가 공약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유명한 만큼 내세운 공약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또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피해자가 일상회복을 할 수 있는 공약을 개발하는 게 저의 몫"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정치의 길로 들어서며 기자의 일은 잠정 중단한다. 그러나 "피해자 지원 안내를 위한 일은 계속한다"고 약속했다. 입당 여부는 논의 중이다.

박 부위원장은 익명 활동을 중단하며 "지금도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기자의 위치에서 2년 넘게 활동하며 정말 많은 한계와 벽을 느꼈다. 그 이상 시간을 끌기엔 디지털성범죄가 너무 심각하다""대선을 계기로 범죄를 끊어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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