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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반전’ 삼성 사업 인수하는 직방

입력
2022.01.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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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국내 최대기업 삼성의 사업을 인수하는 깜짝 반전을 일으켰다. 삼성의 사업을 스타트업이 가져가는 경우는 처음이다.

부동산기술(프롭테크) 분야의 스타트업 직방은 27일 삼성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삼성SDS의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직방은 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를 위해 직방은 삼성SDS와 홈IoT 사업 인수를 위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구체적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00억 원 규모로 보고 있다.

삼성SDS의 홈IoT 사업은 디지털 도어락과 벽면에 부착하는 콘트롤 장치인 월패드 등으로 국내 스마트홈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해외 16개국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직방은 이 사업을 인수해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주거 보안, 관리비 납부, 청소 등 각종 주거 콘텐츠에 홈IoT 제품들을 결합해 스마트홈 허브 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또 직방은 삼성SDS의 홈IoT 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도 나갈 방침이다. 삼성SDS의 디지털 도어록은 중국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인기에 힘입어 '전지현 도어록'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삼성SDS의 홈IoT 사업을 인수하는 직방의 안성우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SDS의 홈IoT 사업을 인수하는 직방의 안성우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런데도 삼성SDS가 홈IoT 사업을 스타트업에 매각하는 이유는 중심축인 기업간거래(B2B) 위주의 디지털 사업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클라우드 기반의 B2B 서비스 위주로 가려고 한다"며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 사업이며 한때 중소기업 적합업종 논란이 일었던 디지털 도어록 등 홈IoT 사업은 이런 방향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SDS는 수 년 전에도 홈IoT 사업을 매각하려고 시도해 외국 기업이 인수직전까지 갔으나 금액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이번 인수 계약은 사업만 넘기는 형태다. 인력은 희망자에서 한해서 이동한다. 직방은 삼성SDS에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경력과 업무 능력에 맞춰 보상을 해줄 예정이다. 직방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폴리스'에서 원격 근무할 수 있는 환경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방은 상반기 중 양수도 계약이 완료 되는 대로 스마트홈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직방의 주거 콘텐츠와 삼성 홈IoT 제품을 결합해 스마트홈 시장의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거래를 넘어 글로벌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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