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대법, 정경심 딸 '7대 스펙' 모두 허위 결론... 조국 "고통스럽다"

입력
2022.01.27 15:30
수정
2022.01.27 23:55
1면
구독

대법, 동양대 PC 증거능력 인정… 징역 4년 확정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자녀 입시비리 모두 유죄
미공개 정보이용 등 사모펀드 비리는 일부 유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20년 12월 2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20년 12월 2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2019년 9월 정 전 교수를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한 지 2년 4개월여 만이다. ‘조국 일가’를 겨냥한 전방위적 수사와 공소권 남용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검찰은 이날 유죄 확정 판결을 통해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업무방해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이 명령한 추징금 1,061만 원도 확정됐다. 이달 초 건강 악화를 이유로 제기한 보석 신청도 기각됐다. 가석방이나 사면이 없으면 정 전 교수는 2024년 6월 2일 출소한다.

정 전 교수는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허위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및 단국대 등의 인턴경력 서류를 자녀 입시에 활용해 서울대와 부산대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WFM의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이용해 차명으로 7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한 혐의 등도 받았다.

'7대 스펙' 허위 결론...사모펀드 비리는 일부만 유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지난해 조씨의 활동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빨간 원에 있는 여학생이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딸 조모씨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지난해 조씨의 활동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빨간 원에 있는 여학생이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딸 조모씨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대법원은 이날 핵심 쟁점이었던 '동양대 강사휴게실 개인용 컴퓨터(PC)'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정 전 교수 측은 "위조됐다는 표창장과 총장 직인 파일이 나온 동양대 PC는 조교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압수수색 절차에 피압수자(정 전 교수) 측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전 교수의 딸 조모씨의 의전원 입시에 쓰인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보조연구원 △서울대 인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공주대 인턴 △단국대 인턴 △부산 호텔 인턴 등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로 결론 나면서 정 전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는 전부 유죄로 확정됐다.

사모펀드 비리 및 증거조작 관련 혐의는 일부만 유죄로 판단됐다. 2심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 판단했지만,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 중 일부는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로 결론 내렸다. 정 전 교수가 WFM 주식 12만 주를 장외매수하고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 중 일부에 대해 미공개정보이용이 아니다라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가 1심 판결 형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벌금(5억 원→5,000만 원)과 추징금(1억3,000만 원→1,061만 원)을 대폭 낮췄던 이유다.

변호인 측 "참 안타까워...다른 재판 준비할 것"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나와 원심 확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나와 원심 확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현재 1심이 진행되고 있는 조국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위로 인정된 7대 스펙 중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와 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 확인서 작성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정 전 교수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지금까지 피고인을 변론해 오면서 느꼈던 한결같은 마음은 참 불쌍하다는 것"이라며 "판결문을 검토한 후 관련된 다른 재판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 역시 선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참으로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신지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