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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구독경제로 간다" 델, 38년 역사 뒤집는 깜짝 변신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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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As-a-service)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컴퓨터(PC)의 전통 강자인 델이 38년 만에 서비스 업체로 변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김경진(66) 한국델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구독경제의 대표적 서비스인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새해 전략을 밝혔다. 구독경제란 다달이 비용을 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2003년 한국EMC 사장을 시작으로 19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며 외국계 지사장 중에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이 1984년 창업한 미국의 델테크놀로지스는 컴퓨터(PC)의 대명사로 통할만큼 하드웨어의 전통 강자다. 그런 델이 서비스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특히 델이 집중하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저장장치 등을 빌려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김 사장은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기업들이 구독경제를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본다. "IT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처럼 장비를 구입해 기업 내부에 전산센터를 구축하는 것보다 다달이 비용을 내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빌려 쓰는 것이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더 이롭죠.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력과 교육 시스템, 발달된 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 구독경제가 발전하기 좋은, 구독경제에 특화된 나라입니다."
이를 위해 델에서 내놓은 구독경제형 클라우드 서비스가 '에이펙스'(Apex)다. 에이펙스는 'DSS', '하이브리드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위드 VM웨어' 등 저장장치와 운영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클라우드 백화점 같은 서비스다. "에이펙스는 기업에 필요한 부분만 제공하거나 인터넷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서 서비스별로 여러 업체를 고를 필요 없이 한 번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해결 할 수 있어요. 델이 구축과 운영을 맡고 기업은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김 대표는 에이펙스의 경쟁력을 스스로 만든 용어인 '3C'로 압축했다. "기업들은 각종 자료를 가까운 곳에 두고 싶어하고(close) 스스로 통제하며(control) 적은 비용(cost)으로 유지하기를 원하죠. 3C 측면에서 에이펙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이펙스 서비스들은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된다.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플렉스 온 디맨드 서비스는 이미 도입했고 1분기에 저장장치 서비스 DSS를 국내에 선보입니다. 이후 인공지능(AI),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서버(컴퓨트) 등을 출시할 예정이죠. 다수의 국내 제조업체, 금융업체, 병원,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에이펙스 도입을 논의 중입니다."
구독경제 확산을 위해 델이 선택한 전술은 '공존'이다. "세계 시장에서 배타적인 독불 장군은 살아남기 힘들죠. 에이펙스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다양한 대중(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섞어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대중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보안 때문에 중요한 데이터만 분리해서 내부에 따로 보관하고 싶어하죠. 이때 에이펙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방향을 하이브리드와 멀티 클라우드로 확신했다. "앞으로 클라우드 시장은 비용과 효율성 때문에 퍼블릭과 기업 내부(프라이빗)의 클라우드가 섞이는 하이브리드, 여러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로 갑니다. 여기 맞춰 개발된 에이펙스는 내연기관,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모두 제공하는 서비스인 셈이죠."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해도 하드웨어 사업 비중을 줄이지는 않을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PC의 중요성이 재발견 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도 언제 어디서나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솔루션들을 설치한 노트북 신제품들을 대거 출시할 계획입니다."
또 김 사장은 가상환경인 메타버스 활용을 미국 본사에 제안했다. "메타버스는 중요한 시장이죠. 특히 산업 활동을 위한 킬러 앱이 접목되면 쓰임새가 커질 겁니다. 분기에 한 번씩 전 직원이 모이는 타운홀 미팅 행사를 메타버스로 해보자는 제안을 본사에 했죠. 메타버스를 통해 내부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IT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델의 전체 실적이 역대 최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델의 실적도 사상 최대로 예상한다. 그만큼 김 대표는 올해 목표를 크게 잡았다. "숫자를 공개할 수 없지만 내부에서 예상하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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