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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 못 본다... 법원, 안철수 가처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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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예정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자 TV 토론회가 무산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은 선거당국이 아닌 방송사가 주관하는 토론회일지라도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참석 후보 선정의 재량권을 마냥 부여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21부(부장 박병태)는 26일 "지상파 3사가 안 후보를 제외한 채 30~31일 주관하려 예정한 제20대 대선후보 방송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앞서 안 후보는 19일 "양자 토론을 통해 양자구도를 형성시키려는 나쁜 의도가 있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토론회와 달리 언론사 주관 토론회는 방송 시간이나 횟수, 형식, 내용 구성 등에 있어서 언론사의 재량권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토론 대상자를 선정할 땐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전 국민적 관심 대상인지 여부 △주요 정당의 추천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안 후보가 '전 국민적 관심을 받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국민의당이 21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6.79%를 득표했고, 안 후보가 대선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2월 15일) 30일 전부터 실시한 4개의 여론조사에서 평균 13.175%의 지지율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 평균 지지율인 5%를 월등히 초과하고 있다"며 "안 후보를 토론회에서 제외할 경우 국가 예산으로 선거비용을 보전(15% 득표 시 전액·10% 득표 시 반액)해주는 후보자를 배제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토론회가 선거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방송일자가 대선으로부터 불과 4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자 설 연휴 기간인 점, 대선후보 상호간에 열리는 첫 방송토론회인 점 등에 비춰보면 이 토론회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지상파 3사는 심문 과정에서 안 후보를 토론회에 포함시킬 경우 윤 후보가 불참할 가능성이 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후보를 제외한 대선후보 상호 간 토론회를 진행할 수도 있고, 이들이 제시하는 정책 등에 대한 토론 또한 유권자들의 알 권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이달 20일 방송 3사를 상대로 이 토론 방송 개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해 전날 심문이 진행됐다.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담당 재판부의 결정과 관련해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2007년에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가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적이 있다. 당시 KBS와 MBC는 평균 지지율 10% 이상 후보라는 기준을 정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만 초청해 방송 토론회를 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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